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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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네스티 “탈레반, 1개월 전 아프간 소수민족 학살. 최근 유화 메시지와는 모순”

아그네스 칼라마드 사무총장 “이번 살해는 앞으로 탈레반 통치가 가져올 끔찍한 결과 예고”
지난 19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조직원들이 무장을 한 채 수도 카불 시내를 순찰하고 있다. 카불=AP연합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 유화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앞서 소수민족인 하자라족을 무참히 학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엠네스티(국제사면위원회)는 탈레반이 지난 7월 초 소수민족인 하자라족 일부를 잔혹하게 살해했다고 밝혔다.

 

엠네스티에 따르면 지난 7월 초 동부 가즈니주에서 탈레반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군 간 교전이 벌어지자 이곳을 터전으로 삼던 하자라족은 산으로 도망쳤다.

 

이후 일부가 식량 등을 구하기 위해 마을로 돌아왔고, 탈레반의 습격을 받았다.

 

당시 목격자의 진술에 따르면 6명의 남성이 총에 맞았고, 3명은 고문을 받다 숨졌다.

 

이 사건으로 미뤄 최근 탈레반이 내놓고 있는 유화적 메시지는 ‘모순’이라는 게 엠네스티의 설명이다.

 

아그네스 칼라마드 사무총장은 “이런 잔혹한 행위는 탈레반 통치가 가져올 끔찍한 결과를 보여준다”며 “이런 표적 살인은 윤리적·종교적 소수자들이 탈레반 통치 속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엠네스티는 이번 사태에 대해 유엔에 조사와 더불어 소수민족에 대한 보호를 요청했다.

 

하자라족은 아프가니스탄 전체 인구 중 9%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슬람 수니파인 탈레반과 달리 시아파 계열이다.


김형환 온라인 뉴스 기자 hwan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