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민중이 체험한 ‘징용’(정혜경, 동북아역사재단, 7000원)=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서 이뤄진 징용 실태를 일반인 눈높이 맞춰 정리한 얇은 교양서. 동북아역사재단이 펴내는 ‘일제침탈사 바로 알기’ 여섯 번째 책으로, 징용 문제에 관해 연구해 온 정혜경 박사가 썼다.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이길상, 푸른역사, 2만원)=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으로 커피 수입량이 세계 6위였다. 성인 1인당 연간 약 353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나 세계 1인당 커피 소비량 132잔의 3배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커피 인문학자인 저자는 커피 기원과 제법은 물론 그 문화를 짚어내고, 최초의 음용자에서 커피농장까지 한국의 커피사도 정리했다.
한국의 민족주의론(진덕규, 지식산업사, 2만원)=한국 현대정치에 관한 저서를 여러 권 펴낸 원로 정치학자가 우리나라 민족주의의 인식 논리와 역사적 기반, 이데올로기를 논한 책. 그는 민족주의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을 거부하면서 “남북은 이제 서로가 협력과 연대의 관계임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집권자들의 비밀거래식 협상은 수용될 수 없고, 국민의 참여와 합의에 따라 통일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성인언어(로베르트 팔러, 이은지 옮김, 도서출판b, 2만원)=오스트리아 출신 철학자가 비행기에서 영화를 보다가 우연히 ‘성인 언어(AdultLanguage)’가 나올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것을 계기로 집필한 책. 그가 시청한 영화는 2012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아무르’다. 저자는 성인이 성인답게 행동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고, 성인으로서 짊어져야 할 책임감을 모든 성인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현대 사회에 퍼져 있다고 분석한다.
어느 인류학자의 박물관 이야기(최협, 민속원, 2만5000원)=전남대 교수를 지낸 원로 인류학자가 쓴 세계 박물관 관람기.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부터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까지 다양한 박물관을 다뤘다. 저자는 박물관이 가치 있는 물건을 수집·연구·전시하는 기관으로 인식되지만, 사회·정치적 역할과 영향을 살펴보면 쟁점과 숨겨진 기능이 적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보리 초등국어 바로쓰기 사전(남영신, 보리, 6만원)=‘우리말 분류 사전’, ‘우리말 용례 사전’ 등을 엮으며 우리 말글 바로 쓰기에 앞장서 온 저자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쓴 사전.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말하기, 읽기, 쓰기, 문법 등을 수록했다.
나를 살리는 관계(크리스토프 앙드레·레베카 샹클랑, 이세진 옮김, 위즈덤하우스, 1만6800원)=원래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도왔다. 하지만 경쟁이 점차 심해지고 자유와 독립의 가치가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우리는 고립된 채 외로움을 감수하며 살아가는 존재가 돼버렸다. 프랑스 정신과 의사와 긍정심리학 전문가인 저자들은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애착과 상호의존이 왜 중요한지 과학적으로 설명해준다.
인공지능은 무엇이 되려 하는가(스티븐 핑커·맥스 테그마크 등 25명, 김보은 옮김, 프시케의숲, 2만2000원)=과학사상가 25명이 인공지능(AI)에 관해 궁구한 결과물로, 최첨단의 과학 테크놀로지이자 미래 산업의 엔진인 인공지능 기술의 가능성과 위험, 그리고 한계를 짚어보는 책. 현재 각광받는 ‘딥 러닝’ 인공지능은 물론, 향후 도래할 ‘초지능’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를 이어나간다.
괜찮아,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하인츠-페터 뢰어, 배명자 옮김, 나무의마음, 1만3800원)=성적·정서적으로 가해진 폭력의 경험은 누구에게나 어두운 그림자를 남기지만 피해 생존자들은 수치심 때문에 쉽게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심리 치료사인 저자는 친족에 의한 성적·정서적 폭력이라는 자칫 접근하기 어려운 주제를 친숙한 동화와 다양한 임상 사례로 얘기하고 그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도 일러준다.
놀이, 즐거움의 발견(스튜어트 브라운, 윤철희 옮김, 연암서가, 1만6000원)=‘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는 영어권의 유명한 속담이다. 의학박사이자 미국놀이연구원의 창시자인 저자는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놀려는 충동은 나이가 들면서 차차 줄어들지만, 놀이 활동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