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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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난민, 안보와 직접 연관… 수천명 될 수도” 푸틴, ‘테러분자’ 우려 중앙아 유입 반대

푸틴 “우리는 난민 중에 누가 있는지 몰라” / ‘아프간 난민 수용’ 한국 거론
블라디미르 푸틴. 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중앙아시아 국가 유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내달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지도부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아프가니스탄은 러시아의 안보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면서 이 같은 견해를 표시했다.

 

푸틴은 “서방 국가들이 (아프간) 난민들을 미국이나 다른 국가의 비자를 받을 때까지 중앙아 국가들에 (임시) 수용하는 방안을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방국가들이) 우리의 이웃인 중앙아 국가들로 비자 없이 난민들을 들여보내고 자국으로는 데려가지 않겠다는 것은 모욕적인 문제 해결 태도”라고 비판했다.

 

푸틴은 “우리는 난민 중에 누가 있는지 모르며, 그들(난민들)은 수천 명·수십만 명·수백만 명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는 (중앙아의) 이웃 국가들과 아무런 비자 제한이 없고 국경도 1000km에 이르는데 난민들이 차량, 당나귀 등을 타고 초원지대를 따라 (러시아로) 이동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위장한 테러분자들이 섞여 있을 수 있는 난민들이 중앙아 국가들을 거쳐 러시아로 대거 잠입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푸틴은 이 문제가 23일로 예정된 옛 소련권 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화상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CSTO는 지난 2002년 옛 소련에 속했던 6개국(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이 참여해 결성한 군사·안보 협력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아프간 카불 공항에서 미군이 경계를 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아프카니스탄을 탈출하려는 난민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정부가 이들을 수용할 장소 중의 하나로 한국의 미군기지를 지목하자 세계 최대 미군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와 평택시가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여의도의 5배 규모인 1467만7000㎡에 이르는 세계 최대 미군기지가 있는 평택시의 경우 아프칸 난민 수용지로 한국이 선택된다면 가장 유력시될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22일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해 한국 등 미군기지에 아프간 피란민들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카타르와 바레인, 독일에 있는 미군기지가 아프간에서 온 피란민들로 넘쳐나고 있으며 이를 완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이같은 안이 검토되고 있다.

 

미 국방부가 검토하고 있는 장소들은 뉴저지주, 인디애나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군기지들로 한국과 일본에 있는 미군기지들도 포함됐다고 WSJ은 전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