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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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아프간 난민 수용, 24개국과 협력”… 韓도 포함되나

美 아닌 제3국서 신분 확인 절차
日·나토 더불어 한국도 포함 가능성
서훈 “중동·유럽지역 미군기지 활용”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인 등의 대피 작전을 돕기 위해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배치된 미국 해병대원이 지난 20일(현지시간) 한 아프간 어린이에게 전투식량을 건네고 있다. 미 해병대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미국이 아닌 ‘제3국’에 일시 수용해 신분 확인 절차 등을 거친다고 밝혔다. 한국을 거명하지 않았으나 24개국이라고 언급함으로써 일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등과 더불어 한국이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이륙하는 항공기의 꾸준한 흐름과 대피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군 시설 등이 있는 제3국에 일종의 ‘환승센터’를 설치한다”며 “이런 환승센터는 특별이민비자(SIV) 신청자들에게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고, 다른 취약한 아프간인들과 가족들의 서류 작업을 마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승센터 설치를 위해 4대륙 24개국 이상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24개국’보다 더 많은 25∼26개국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한국도 미국에서 협의 요청을 받을 개연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23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가 그간에 협의해오고 있었다”며 “최종적으로 정리된 것은 지리적 여건이나 편의성에 따라 미국은 중동이나 유럽 지역에 있는 미군기지를 활용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프간 난민 수용과 관련해 “지금은 (미국 측과) 그런 협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한편 미국은 아프간 추가 파병 및 탈레반 제재 가능성도 열어뒀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현재 우리는 현지에 충분한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군 지휘부에 추가 병력이 필요한지 매일 묻고 있다”고 말해 추가 파병 가능성을 시사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이도형, 김선영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