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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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3조원대 적자 전망… 보험료율 인상으로 이어질까

8월 말 기금 재정건전화 대책 발표 예정
요율 인상·지출 효율화·정부 지원 확대 등 검토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가 상담을 받으러 가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이 맞물려 고갈 상태인 고용보험기금이 올해 3조2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르면 이달 말 발표 예정인 기금 재정건전화 대책에 고용보험료율 인상이 담길지 관심을 모은다.

 

고용노동부는 23일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건전화를 위한 근본적인 방안을 곧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고용부 고용서비스정책관(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분적인 보완책으로는 (고용보험기금) 재정 회복에 한계가 있다”며 “근본적인 재정 건전화 방안을 노사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노사 관계자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고용보험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고용보험의 장기적인 재정 건전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TF는 보험료율 인상 외에도 고용보험 지출 효율화와 정부 예산 지원 확대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는 보험료율 인상도 불가피하다고 보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노동자와 사업주의 부담을 고려하면 고용보험 지출 효율화 등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TF 논의는 최종 조율 단계다. 고용부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이 완료되는 대로 고용보험 재정 건전화 방안을 확정해 다음 달 초쯤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실업급여 규모를 줄이기보다 기존 일자리사업을 대폭 개편하고, 국고 투입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중지가 모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고용부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고용보험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6조7000억원으로,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금 7조9000억원을 빼면 이미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올해 말 기준 적립금은 4조7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고용부는 예상한다. 차입금을 뺀 적자 폭이 3조2000억원으로 확대된다는 얘기다.

 

이에 앞서 정부는 고용보험 재정 건전화를 위해 2019년 실업급여 보험료율을 1.3%에서 1.6%로 0.3%포인트 인상했다. 2011년과 2013년에도 보험료율을 각각 0.2%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2019년 보험료율 인상 조치로 고용보험 재정 건전화는 상당 수준 달성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실업급여 지급액이 증가한 데다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고용유지지원금 등도 급증한 것이다.

 

김 국장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한 재정 지출에 관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양호한 편”이라며 고용보험도 재정 건전화 방안이 시행되고 경기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재정 상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