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과 금강 등에서 청산가리의 100배에 달하는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환경단체들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운동연합, ㈔세상과함께,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단체들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낙동강·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 분석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낙동강 27개 지점과 금강 5개 지점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측정 및 분석에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공인한 일라지아(ELISA) 키트가 사용됐다.
남세균 독소 중 하나인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보다 100배 이상 높은 독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 결과 낙동강 27개 지점에서 재측정·측정 예정인 곳을 제외한 25개 지점 중 14곳에서 미국 레저 활동 기준을 초과한 수치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낙동강 국가산단 취수구 부근의 경우 4914.39ppb로 미국 기준보다 245.7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오하이오주는 음용수 기준 성인은 1.6ppb, 미취학아동은 0.3ppb로 정해놨다. 레저 활동의 경우 20ppb를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창녕함안보 상류는 4226.41ppb로 미국 기준의 211.3배, 본포취수장 앞은 1555.32ppb로 77.8배, 도동서원 앞은 982.41ppb로 49.1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의 경우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3개 지점 모두가 기준을 초과했는데 어부 배터 선착장이 2362.43ppb로 118.1배, 웅포대교 수상 스키장 부근이 1532.10ppb로 76.6배, 용두양수장 앞이 1509.17ppb로 75.5배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단체는 “미국에서는 독성 때문에 ‘접촉 금지’로 규정하는 수준의 최대 200배에 달하는 물로 우리는 수돗물을 만들고 농사를 짓고 물놀이를 하는 셈”이라며 “수돗물 정수시설 성능에 따라 대부분 독성물질을 걸러낼 수 있다고 하지만 이렇게 높은 수치는 상수원 안전에 대한 국민 우려를 더 크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환경부의 채수 및 분석 방식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의 경우 바람 등에 의해 한쪽으로 몰리면서 고농도화 되고 이런 현상은 주로 강변에서 발생하는데 환경부는 강 가운데에서 채수하고 수심에 따라 상·중·하를 혼합해 분석하기 때문에 심각한 왜곡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강을 흐르게 하면 4대강 사업으로 형성된 독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며 “내년도 낙동강 보수문 개방을 위한 취·양수장 개선 예산을 늘리고 낙동강 보 처리와 자연성 회복 방안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강이 아프면 결국 우리 국민들이 병들게 된다”며 “낙동강과 금강을 제대로 흐르게 하는 것이 마이크로시스틴의 독성에 물든 강을 살리는 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