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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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처음으로 한국 초상화 특별전… 서도호·윤석남 참여

윤석남, 허난설헌 초상. 한국국제교류재단 제공

미국에서 최초로 한국 초상화 특별전이 열린다.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은 25일 재단 지원 하에 ‘그리며 기리다: 한국의 초상예술(Likeness and Legacy in Korean Portraiture)’ 특별전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Asian Art Museum of San Francisco)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전시 기간은 오는 27일부터 11월 28일까지다.

 

재단 측은 “미국 내 최초로 선보이는 한국 초상화 특별전으로, 영조의 어명으로 제작된 진귀한 초상화부터 현대 작가의 초상 예술까지 한국 초상화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고 밝혔다.

 

서도호, ‘High School Uni-face: Boy’, ‘High School Uni-face: Girl’. 한국국제교류재단 제공
 

출품되는 주요 작품은 작가미상의 조선시대 이삼 초상 초본(175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 소장), 한국 대표 근대 화가 채용신이 그린 서병완과 남원 양씨 부부의 전신 초상화(1925년, 서울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 고 서세옥 화백의 아들로 세계적 설치미술가인 서도호 작가의 사진 시리즈 ‘High School Uni-face’(1997년, 미국 아서 M. 새클러 갤러리 소장),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라 불리는 윤석남 화백이 그린 허난설헌 초상화(2005년, 작가 소장) 등이다.

 

이삼 초상 초본. 한국국제교류재단 제공

특히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분무공신(奮武功臣) 초상 초본(밑그림)’ 8점은 당대 공신 초상화에 쓰인 기법과 세밀한 인물 묘사 특징을 보여주는 귀중한 연구 자료라고 재단 측은 전했다. 분무공신은 조선의 21대 왕이었던 영조(1724~1776) 즉위 4년 일어난 이인좌의 난(1728)을 평정한 15명의 공신을 일컫는다. 작품은 인물의 생김새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담아내고자 했던 유교 성리학 사상의 영향으로 표정과 개성이 사실적으로 표현됐고, 단순한 밑그림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초본이라는 설명이다. 뒷면에 색을 칠해 앞면에서도 은은하게 드러나도록 하는 배채(背彩) 기법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삼 초상. 한국국제교류재단 제공

이번 전시에는 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의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 김현정씨가 역할을 했다. 김 큐레이터는 “과거 전통 방식으로 그려진 초상화 초본과 이를 비단에 옮겨 그려 완성한 정본 초상화를 비교 감상하고, 더불어 근현대 초상 예술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것이 관람 포인트”라고 밝혔다.

 

재단 측은 “이번 전시가 현지 관객들이 한국 전통 초상화를 실물로 접하고, 한국 근현대미술도 함께 알아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