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운동량이 줄어들고, 배달음식이 증가하면서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총 콜레스테롤이 240mg/㎗을 넘거나, LDL 콜레스테롤이 190mg/㎗ 이상이거나, 중성지방이 200mg/㎗ 이상일 때 진단되며 이때부터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혈관 청소차 역할을 하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40mg/dL 미만으로 낮아도 혈관에 지질이 쌓이기 쉽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이상지질혈증 증가 추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며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 변화 등을 통해 심뇌혈관질환 예방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10년새 유병률 2배… 늘어나는 고지혈증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식습관 변화 등의 이유로 10여년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지난해 말 발간된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2.3%였다. 10년 전인 2009년 11.4%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총 콜레스테롤을 집계한 고콜레스테롤혈증 외에 고중성지방혈증과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까지 포함하면 유병률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은평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황선욱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운동 부족으로 인한 체중증가 등으로 고지혈증이 진단되었다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것을 진료실에서 체감하고 있다”며 “해외 논문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운동저하, 식생활불균형으로 고지혈증이 악화되었다는 보고들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상지질혈증은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없지만 장기간 지속돼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장 혈관과 뇌혈관이 좁아지면서 흉통이나 호흡곤란, 두통, 어지럼증, 편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는 이미 심각한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돼 심장, 뇌 혈관을 막게 되면 뇌졸중, 심근경색 등이 초래된다.
이상시질혈증으로 진단되면 대부분은 약물 치료에 앞서 3∼6개월 운동과 식습관 조절 등 생활습관 개선을 우선적으로 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에도 수치 개선이 없다면 약물 요법을 쓰게 된다.
◆고지방식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
이상지질혈증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고지방식과 과식, 음주를 피하고 꾸준한 운동을 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피자와 치킨 등 고지방식 배달음식 증가와 운동 부족, 흡연 등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 우려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하루 섭취하는 총 열량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중을 3분의 1 이하로 낮출 것을 조언한다. 포화지방은 LDL콜레스테롤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기름이 많이 낀 육류와 육가공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라면, 과자 등에 많이 포함된 트랜스 지방도 피해야 한다. 몸에 좋다는 식물성 기름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과식한 것과 마찬가지다. 결국 조리 방법을 튀기거나 부치는 대신 찌거나 삶는 방식을 택하라는 얘기다.
지방 외에 밥, 떡, 빵 등 탄수화물도 몸에서 지방으로 바뀔 수 있고, 설탕, 콜라 등 단순당과 과일은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은 하루 300mg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계란 한개 정도의 양에 불과하다. 알코올도 소주, 맥주에 관계없이 하루 1∼2잔으로 조절해야 한다. 또 하루 30분, 일주일에 세번 이상으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야채 섭취도 신경써야 한다. 질병관리청이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자의 생활습관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의 경우 포화지방산 과잉섭취(62.5%)와 과일 및 채소 1일 500g 미만 섭취(81.5%)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청년, 장년, 노년층 모두에서 부족한 것은 유산소 신체활동이었다.
전문가들은 우선 체중이 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한기훈 교수는 “허리둘레가 남성 35인치, 여성 31인치가 넘었다면 고지혈증을 넘어 일생동안 당뇨병이나 심장병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며 “체중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다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HDL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과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연관이 된 만큼 특별히 하나의 콜레스테롤을 높이거나 낮추기 위해 신경쓸 필요는 없다.
황선욱 교수는 “총콜레스테롤은 HDL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으로 구성되는 만큼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는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개선하면 총콜레스테롤이 좋아지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도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기름기와 열량 높은 음식을 줄이고 채소와 과일, 생선, 콩, 두부 등 양질의 단백 섭취를 통해 LDL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의 개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