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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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원 쫓아가며 “못 배운 XX” 폭언…‘갑질’ 시달리는 안타까운 현실

배달 중, 엘리베이터에서 ‘마스크 착용’ 부탁하자 폭언 쏟아져
SBS ‘뉴스8’ 영상 캡처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내에서 마스크를 써 달라고 부탁한 배달원을 쫓아가며, 폭언한 남성의 영상이 공개돼 보는 이들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지난 29일 SBS ‘뉴스8’에 따르면 이달 중순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 음식을 배달하던 노동자가 한 남성에게 폭언을 듣는 일이 발생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스크를 내린 채 통화하는 남성의 모습을 보고 “저기 죄송한데 마스크 쓰고…”라고 배달원이 부탁하자, 상대 남성이 배달원을 쫓아가면서 ‘못 배운 XX’라거나 ‘그 나이 먹고 배달이나 하지’ 등의 폭언을 쏟아냈다.

 

이 같은 모습은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배달원 A씨는 SBS와 인터뷰에서 “처자식 때문에 참은 것”이라며 “자괴감이 엄청 많이 든다”고 괴로운 속마음을 토로했다.

 

특히 폭언을 쏟아낸 남성의 점퍼를 본 누리꾼들이 서울의 한 대학교를 언급하며 해당 학교를 강하게 비난하는 일로도 이어졌다. 이 학교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영상을 봤다는 이들의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배달 노동자들 덕분에 많은 이들이 편리한 일상을 살아가지만, 그만큼 갑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피해도 끊이질 않는다.

 

배달 종사자 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이 지난 2월에 올린 서울 동작구 어학원 사건 안내문. 라이더유니온 홈페이지 캡처

 

올해 2월에도 배달원에게 갑질을 한 서울 동작구의 한 어학원 사건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자아낸 바 있다.

 

이때도 ‘공부를 잘했으면 배달일 했겠느냐’ 등 배달원을 향한 폭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보는 이들을 분노케 했다.

 

한편, 배달 종사자 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2월, 헬멧 착용을 금지하거나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게 하는 등 배달원들에게 이른바 ‘갑질’을 한 서울과 부산 등 아파트 103곳의 개선과 정책 권고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