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의왕·군포·안산과 화성 진안에 신도시 규모의 택지를 공급하기로 확정한 가운데, 서울에 쏠린 주택 수요를 분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3기 신도시에 비해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에도 정부는 광역급행철도(GTX)망 연계 등을 통해 서울과의 출퇴근 시간을 최대한 줄여, 서울의 주택 수요를 수도권으로 분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하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부동산시장에선 신도시 건설 최대 관건인 광역교통망 문제와 토지보상 문제 등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에 수요 분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경기 의왕·군포·안산과 화성 진안에 신도시 규모의 택지를 공급하는 등 수도권과 지방을 합쳐 모두 14만호 규모에 달하는 신규 공공택지를 확정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3차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계획된 13만 1000호보다 9000호 늘어난 14만호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 지역에선 신도시 규모 택지 2곳과 중규모 택지 2곳, 소규모 택지 3곳 등 총 7곳에 1호를 공급한다. 신도시 규모(330만㎡ 이상)로는 의왕·군포·안산에 4만1000호(586만㎡), 화성 진안에 2만9000호(452만㎡)가 공급된다. 또 중규모 택지(100만㎡ 이상)로는 인천 구월2 지역에 1만8000호(220만㎡), 화성 봉담3 지역에 1만7000호(229만㎡)가 공급된다. 소규모 택지(100만㎡ 미만)로는 남양주 진건에 7000호(92만㎡), 양주 장흥에 6000호(96만㎡), 구리 교문에 2000(10만㎡)호가 공급된다.
수도권에서 교통 여건과 기존 도심과의 접근성, 주택 수요 등을 고려해 택지를 선정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특히 4만1000호의 주택을 공급할 의왕·군포·안산은 지하철 1호선(의왕역)·4호선(반월역) GTX-C 노선 등 철도축을 통해 서울과 연결되면 서울 강남권으로는 20분, 서울역으로는 35분이 소요되는 등 서울 도심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화성 진안은 동탄신도시 서북 측 미개발 지역으로, 북측으로 수원영통 시가지와도 가깝다. 동탄 인덕원선, 동탄트램 등이 해당 지역을 지나갈 예정이어서 트램을 타고 인근 GTX-A 동탄역까지 이동 가능하다. 남양주 진건과 구리 교문은 서울 노원구 태릉CC 택지와 3~4㎞ 떨어져 있는 택지로, 태릉CC 주택 공급 규모를 축소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신규 택지는 내년 하반기까지 지구지정을 마치고 2024년 지구계획 등을 거쳐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자 모집(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부는 앞서 2·4 대책의 후속 조치로 광명·시흥 7만호 등 모두 10만여 가구 규모의 택지공급을 발표했으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 후속 발표를 연기했다.
당초 서울 접근성과 주택 수요 분산 등을 고려하면 서울 도심의 경계지역 내 있는 수도권 일부 지역이 신규 택지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신규택지 후보지로 유력하게 거론된 하남 감북, 김포 고촌 등지는 이번에도 후보지에서 제외됐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의왕·군포·안산은 서울시 경계에서 남쪽으로 12㎞ 떨어진 곳으로, 유력하게 검토된 다른 후보지들에 비해 서울 접근성이 떨어진다. 지난 2월 1차 신규택지 발표 때 선정된 광명·시흥(1271만㎡) 신도시는 서울시 경계에서 불과 1㎞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부 단순히 물리적 거리로만 평가해선 안 된다며 선을 그었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은 "남부 지역은 그동안 분당, 판교 등 강남권 등의 주택 수요를 흡수하는 입지가 우수한 지역"이라며 "의왕·안산·군포 지역과 화성 진안 지구는 GTX-C, GTX-A, BRT 등의 교통과 장점을 살린다면 강남까지 20분, 서울 도심까지 50분 만에 도달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윤 차관은 "출퇴근에 큰 애로가 없을 만큼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물리적인 거리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녹지축과 여러 가지 자족기능을 같이 배합해서 만들 것이기 때문에 수도권 지역에 있는 주택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메리트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에선 주택 공급 확대 신호지만, 서울에 집중된 주택 수요를 분산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GTX 등과 같은 교통 인프라 구축은 택지개발보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광역철도망이 신도시 입주 시기에 맞춰 개통될지 미지수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경기 파주 운정~화성 동탄) 착공식도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지 4년 10개월 만인 지난 2018년 12월에 열렸다. 사업추진 방식과 설계, 토지 수용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2기 신도시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 '선(先) 입주 후(後) 개통'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또 태릉지구와 3~4㎞ 떨어진 구리교문과 남양주진건은 교통 혼잡을 해소할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 현재 이 지역은 갈매와 별내 지구 등 택지 개발 사업 등으로 교통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여기에 구리교문과 남양주진건 개발까지 더해지면 가뜩이나 교통난이 심한데, 대규모 주택공급이 현실화할 경우 교통난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신도시 입주 시기에 교통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서울에 쏠린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와 주민 등 관련 당사자들 간의 토지 보상 문제 등을 놓고 계획된 기간 내에 풀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며 "이미 개발한 신도시 가운데 아직 교통 인프라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은 상황에서 3기 신도시 교통망이 정부의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는다면 주택 수요 분산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권 교수는 "광역철도 등 정부가 추진하는 교통망이 실제 완공까지 10년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다른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입주 초기 교통 불편이 예상된다"며 "신도시 입주 시기에 맞춰 교통망이 구축되지 않거나, 늦어질 경우 서울에 쏠린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