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류를 급습한 이래 어느덧 벌써 두번째 가을을 맞고 있다. 각국 정부 및 언론이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수에만 초점을 맞추는 사이 정작 감염 후 치료를 받고 완치 판정이 내려진 이들은 대중의 관심사에서 멀어져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후유증이 엄청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앞으로는 이들의 완전한 회복에도 지금보다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5일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인류는 조만간 코로나19 회복자 2억명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으로 전 세계의 누적 확진자는 2억2113만여명, 사망자는 457만여명인 가운데 회복자도 1억9762만여명으로 조만간 2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설령 감염되더라도 위중·중증환자가 될 가능성은 낮고 또 선진국을 중심으로 각국에서 성능이 좋은 코로나19 치료제가 속속 개발되고 있는 만큼 ‘코로나 완치자 2억명 시대’의 도래는 시간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와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코로나19와 치매의 연관성이다. 앞서 미국의 신경과 전문의들 사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뇌의 미세혈관이 손상되면서 신체 면역을 감퇴시키고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뇌가 쉽게 손상되는 환경이 조성되고 치매와 같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세계 각국 학계에는 코로나19 완치자들로부터 장기에 걸친 미각·후각 상실, ‘브레인 포그’(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상태가 지속되는 현상), 집중력·기억력·사고력 저하 등 후유증이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국제알츠하이머협회(ADI) 측 관계자는 최근 “많은 전문가들이 치매와 코로나19의 신경학적 연관성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비교적 건강한 20∼30대 청년층과 40∼50대 중장년층도 코로나19 후유증에서 결코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이후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으로 입원치료를 이어가거나 소화기 질환으로 진료를 받는 이를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영어권 국가들의 경우 코로나19 치료 이후의 장기 후유증을 이른바 ‘롱 코비드’(Long Covid)라고 부르며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이 문제를 챙기고 나섰다. WHO 관계자는 “일명 롱 코비드로도 불리는 포스트 코로나19 증상은 급성 증상이 있은 뒤 한 달, 심지어는 6개월 뒤에 나타날 수 있다”며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