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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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결국 나와 홍준표의 대결될 듯… 확장성 내가 최고" [대선주자 인터뷰]

국민의힘 대선주자 인터뷰 ②선거
尹 총장 시절 ‘고발 사주’ 의혹에
“사실이라면 후보자격 없다” 맹폭
“경선 치열해야 본선 경쟁력 생겨
토론회 안 하고 학예발표회” 일갈
“尹·洪으로는 이재명 못 이긴다…
李와 차별화된 내가 경쟁력 높아”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유승민 후보가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경선 후보가 대선정국을 강타한 윤석열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사실이라면 후보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캠프 대변인인 김웅 의원이 고발장 전달자로 지목돼 논란의 중심에 선 것과 관련해선 “부담이 된다”며 “김 의원에게 ‘기억이 나는대로 사실대로 이야기하라’고 전했다”고 했다. 그는 2030 세대의 지지에 힘입은 홍준표 후보의 최근 상승세에 대해선 “일시적 현상”이라며 자신이 결국 여권 유력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맞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뷰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유 후보와의 문답.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일단락됐다.

 

“만족스럽진 않지만 받아들이겠다고 얘기했다. 이제 경선룰은 받아들였으니까 경선을 하면 되는데, 문제는 (제대로 된) 토론회를 한 번도 안 하고 계속 유치원생 학예발표회 같은 것만 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윤석열 후보처럼 여러 사건에 휘말린 사람을 도와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 2007년 당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우리 당 역사상 가장 치열한 경선을 펼쳤다. 그때 박근혜 캠프에 있던 내게 ‘다스’, ‘BBK’, ‘도곡동 땅’ 등 의혹들 자료가 다 있었는데 본선에 가니 민주당이 해당 의혹들로 이 후보 공격하더라. 그래서 별다른 효과를 못 봤다. 치열하게 해야 본선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이미 ‘무료변론’이다 ‘욕설’이다 해서 의혹이 다 제기됐는데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다.”

 

―언론 인터뷰에서 결선 투표 도입을 언급했는데?

 

“그건 당헌당규를 바꿔야 하는 문제다. 만약 논의의 장이 펼쳐지거나 하면 결선 투표를 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다. 당내에서 50%의 지지를 못 넘는 후보가 본선에 올라가는 것보다는 넘는 후보를 만드는 게 좋지 않겠냐는 얘기다.”

7일 오후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윤석열, 유승민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은 어떻게 보고 계신지.

 

“뭐가 계속 나오고 있지 않나. 만약 그게(고발장이) 검찰 현직 인사로부터 흘러나온 게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윤 후보는 여기에 대해서 알았는지, 손준성 검사가 그런 걸 준비해서 당에 전달할 때 알았는지, 묵인했는지, 본인이 적극적으로 지시했는지 등을 밝혀야 한다. 그게(의혹이) 사실이면 후보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김웅 의원이 고발장 전달자로 지목됐는데.

 

“저희 대변인이 연루돼서 뉴스에 나오니까 부담은 된다. 김 의원에게 ‘최대한 기억나는대로, 자료를 찾는대로 사실대로 얘기하라’고 전달했다. 김 의원은 해당 보도가 나온 뒤 대변인 역할을 전혀 안 하고 있다. 그 부분(대변인 사퇴 등)은 본인과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론 응답률보다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더 낮은데.

 

“그건 여야 다 마찬가지다. 오는 11월9일 우리 당 후보가 정해질 텐데, 그러면 지지율이 엄청 올라갈 것이다. 그 후보가 여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저는 늘 본선 경쟁력을 자신해왔다. 제가 경선에서 고전하는 건 그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보수층에서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있어서 표가 안 나왔기 때문이다. 제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저는 윤석열, 홍준표 후보에 비해 중도층·젊은층·수도권에 대한 확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후보들도 지난번에 9명 중 4명이 저를 가장 껄끄러운 후보로 꼽지 않았나. 제가 이재명 지사와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윤 후보나 홍 후보, 최재형 후보까지 다들 이념 스펙트럼이 굉장히 오른쪽에 치우쳐져 있다. 이 지사 입장에서는 윤, 홍 후보와 맞붙을 경우 자꾸 오른쪽으로 갖다 밀어붙이면 되니까 상대하기 수월할 것이다.”

 

―본선 경쟁력을 어필하기 위해 구상 중인 게 있는지.

 

“보수 유권자들에게 ‘이번에 본선에서 진짜 이기고 싶으면 전략적인 생각을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윤석열, 홍준표 후보로는 이재명 후보를 못 이긴다. 내가 이 후보를 이기고 정권 교체를 해주겠다’고 말이다. 저는 지금 후보 중에 유일한 TK(대구‧경북) 출신이지만 TK에서 고전하고 있다. TK가 저를 지지하면 제 지지율이 한 순간에 확 올라갈 것이다. 남은 (경선 기간) 두 달은 제 정치적인 색채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보수층에게 저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할 지가 과제인 것 같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전 의원이 7월2일 서울 양천구 kt체임버홀에서 열린 'CBS 제30·31대 재단이사장 이·취임 감사 예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대표에게 다른 후보들보다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 같은데.

 

“조심할 뿐만 아니라 저는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 이 대표가 당대표가 될 때 ‘너는 대표의 길을 가라, 나는 대선후보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내가 대표한테 도움 받을 일도 없고, 모든 걸 공정하게만 해 달라’고 했다. 이 대표가 나한테 마이너스면 마이너스지 내가 득 볼 일이 하나도 없다. 기본적으로 정치인은 자기 정치를 해야 한다고 항상 얘기한다. 정치인이 누구의 부속물이나 하인은 아니지 않나. 이 대표와 저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쿨’하다.”

 

―바른정당계 핵심이었던 이혜훈 전 의원이 윤석열 캠프로 갔는데, 아쉬운 건 없는지.

 

“전 아쉬운 거 없다. 본인이 뜻이 있어서 가서 돕겠지. 저와 굉장히 오래된 친구인데 아쉬움은 없다. 오래된 후배니까 잘 되길 바라고 있다.”

유승민,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 후보가 8월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가 윤석열을 잡으면 내가 홍준표를 잡겠다’고 했는데.

 

“젊은 사람들이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는 건 일시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홍 후보가 상승세를 탄지) 한 달도 안 됐는데, 최근 2~3주의 일이다. 두 달이면 뭐든지 가능한 시간이다. 4년 전 대선에서 사표가 될 줄 알고도 저를 지지해준 20대, 30대가 굉장히 많았다. 홍 후보 특유의 화법이나 이런 게 재밌고 그래서 마음이 갔을 수는 있는데, 홍 후보가 원래 갖고 있던 표는 아니다. 아마 (결국은) 저와 홍 후보 간 대결로 (경선 구도가) 갈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젊은층, 중도층 표가 어디로 가겠나.”


김주영, 이현미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