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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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립성 논란 공수처 親與 검사, ‘尹 수사’에서 배제해야

2018년 1월1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전체회의에 참석한 박지원 당시 국민의당 의원(오른쪽)과 조성은 비상대책위원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뉴시스

정치적 중립이 생명인 박지원 국정원장이 ‘고발 사주’ 파문의 한복판에 서게 됐다. 제보자인 조성은씨는 그제 밤 TV에 출연해 “9월 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거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한 날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진동 기자(뉴스버스 발행인)가 ‘치자’ 이런 식으로 결정한 날짜고, 그래서 제가 사고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조씨는 “얼떨결에 나온 표현”이라고 해명했으나, 전후 맥락을 보면 두 사람이 고발 사주 문제를 논의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수세에 몰렸던 야당이 발끈하는 건 당연하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박 원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 문제는 국정원장의 정치개입 시비까지 낳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박 원장은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야당이 헛다리를 짚는 것인데, 수사해 보면 나온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박 원장은 해명을 찔끔찔끔 흘릴 게 아니라 거리낄 것이 없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사실 여부를 공개적으로 직접 석명해야 한다.

윤 전 총장까지 피의자로 입건해 비난을 자초한 공수처가 이 사건을 수사 3부에 배정하고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전 의원 보좌관을 지낸 김숙정 검사가 수사팀에 포함된 것도 논란을 증폭시킨다. 김 검사는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박범계 법무부 장관 등 민주당 전·현직 의원, 조국 전 장관 딸 의학 논문 제1저자 등록 사건으로 기소된 장영표 단국대 교수의 변호를 맡았다. 그래서 공수처 검사 임용 당시부터 편향성 우려가 제기됐다. 선거 관련 수사는 정치적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 형평성 논란과 수사 결과에 대한 의심을 피하려면 이번 수사에서 김 검사를 배제하는 것이 옳다.

조씨는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직접 통화하고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공익신고자 신청을 하는 사람이 검사장급인 대검 감찰부장과 직접 접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 부장은 추미애 법무장관 시절 윤 전 총장에 대한 감찰과 수사를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야당 유력 대선 주자를 궁지로 몰 수 있는 사건에 검찰과 공수처의 친여 검사가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국정원장의 처신까지 불신을 사고 있다. 난마처럼 얽힌 사건을 풀려면 의혹 당사자는 분명히 해명하고 수사기관은 원칙과 금도를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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