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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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장난감 아냐” 유서 남긴 초6 여아…원격 수업 태블릿으로 왕따 당했다

 

일본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많은 학교가 비대면으로 원격 수업을 벌이는 가운데, 배포된 태블릿으로 집단 괴롭힘을 당한 아이가 유서를 남기고 사망한 사건이 알려졌다.

 

14일 마이니치신문,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가해 학생들에게 왕따를 당한 후 숨진 도쿄도 마치다 시 시립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던 A양의 부모가 지난 13일 연 기자회견을 전했다.

 

A양의 부모는 “딸이 사망한 후에도 학교와 시 교육위원회는 충분한 설명 없이 불성실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독립성이 높은 제3자위원회를 설치해 조사해달라는 요청서를 문부과학성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A양은 지난해 9월 초 학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친구 관계에 고민이 있다”고 적은 후 11월30일 유서를 남긴 채 자신의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양이 남긴 유서에는 “친구들에게 지속해서 욕설을 들었다”는 내용과 “나는 너희들의 장난감이 아니야”라는 말하지 못한 호소가 담겨 있었다고.

 

그 내막에는 A양을 따돌린 가해 학생 4명이 원격 수업을 위해 배포된 태블릿으로 채팅하며 피해 학생에 “죽어버려”, “징그럽다” 등의 욕설을 지속적으로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A를) 죽이는 방법’이라고 적혀진 그림이 그려진 노트 등이 발견되며 사건의 심각성을 더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로 휴교 조치를 시행, 올해 3월 말까지 전국의 모든 초·중학생들에게 1인당 1대의 태블릿 지급을 완료했다.

 

이를 배포한 일본 문부과학성은 “단말기를 학습과 관계없는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시했으나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 태블릿이 왕따를 하는 도구 등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은 밝혔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