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조용기 목사의 빈소인 서울 여의도 순복음 교회에서 집단 안수기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안수(按手)기도는 보통 목사가 상대방 머리나 몸에 손을 얹고서 하나님으로부터 축복이 주어지기를 기도하는 것인데, 통상 종교의식 때 행해진다.
16일 교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전날 오후 2시쯤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어 빈소를 지키던 이영훈 여의도 순복음 교회 담임목사,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오정현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 오정호 대전 새로남 교회 담임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김종준 목사 등과 차례로 악수를 하며 인사했다. 이들 목사는 장례예식 도중 방문한 윤 전 총장을 환대했다고 한다.
연합뉴스와 뉴스1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의 어깨를 쳐 친근함을 표시한 뒤 “(윤 전 총장이 서울) 대광초 시절 교회에 다녔는데, 그동안 외도하다가 지금 다시 하나님 앞에 붙잡혔다”며 “하나님 믿어야 돼”라고 말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다른 목사들도 윤 전 총장의 어깨에 다함께 손을 올린 채 단체 안수기도를 시작했다.
오 목사가 대표로 나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 윤석열, 믿음의 가족 되기를 원한다”며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주시며, 대통령 후보로서 모든 만남과 지혜가 뜻 되어 주십사, 우리 민족의 역사를 새롭게 하도록 주님 함께 해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네”라고 답했다.
기도가 끝나자마자 김 이사장은 윤 전 총장의 어깨를 강하게 두드리면서 “이제 하나님 믿어야 돼”라고 거듭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안수기도는 사전계획 없이 즉석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다만 엄숙하게 조문을 해야 하는 빈소에서 특정 대선 주자를 위해 단체로 안수 기도를 올린 만큼 부절적하다는 지적도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전 총장은 방명록에 이름 석자만 남겨 애도사를 함께 쓴 다른 대권 후보들과 비교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