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이란 표현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으르렁’거리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에 관해 부인하며 ‘수박 기득권자들’이라는 표현을 먼저 사용했고, 이를 본 경쟁 후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혐오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대선캠프 이병훈 대변인은 22일 “이재명 후보마저 ‘수박’이라는 혐오표현을 쓰기 시작했다”라고 지적하는 논평을 냈다.
이 대변인은 “이 후보(지사)가 대장동 개발 비리와 관련한 페이스북 포스팅에서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는 표현으로 대장동 개발 비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고 있다”면서 “아마도 이낙연 캠프와 우리 사회의 보수기득권자들이 한통속으로 자신을 공격하고 있고 자신은 피해자라는 생각을 담고 싶었나 싶지만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혐오표현”이라고 일갈했다.
이 지사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에 대해 “저에게 공영개발을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을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적었다.
이어 “보수 언론과 국민의힘 그리고 민주당 내 인사들까지 수익환수 덜했다고 비난하니 기가 찰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수박’이라는 표현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일베 등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호남 비하 표현으로 사용돼왔다.
이 대변인은 지난 16일 “수박이란 용어는 일베라는 극우 커뮤니티에서 쓰기 시작한 호남 혐오, 호남 비하 멸칭(경멸하는 명칭)이다. 사용을 멈춰 달라”는 취지 논평을 냈었다.
그런데 닷새 만에 이 지사 측이 같은 표현을 다시 사용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이 지사 캠프 측은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표현하는 관용적 표현’일 뿐”이라며 “갑자기 광주 5·18과 연결 짓는 이낙연 캠프의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 전 대표 측) 이 대변인은 “경선 내내 이재명 후보의 지지자들은 이낙연 후보의 지지자를 문파, 똥파리, 수박이라고 공격하면서 이들에 대한 차별, 적개심, 언어적 폭력을 선동해왔다”면서 “호남을 비하, 배제하는 용어 사용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재명 캠프와 지지자들은 이런 요청에 대해 ‘관용구로 사용했을 뿐이다’며 별것 아닌 일로 치부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겉과 속이 다른 기득권자들에 대한 관용구로 쓰고 있다고 해도 이 또한 상대 후보와 캠프에 대해 혐오와 배제를 선동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지사는 22일 페이스북 글에서 “토지개발 불로소득 노리는 토건세력, LH의 공공개발 포기시킨 국민의힘(국힘) 정치인들, 성남시 공공개발을 지방채 발행방해로 무산시킨 성남시 국힘 세력, 시장존중 주창하며 공공개발 막던 조선일보류 보수 언론” 등을 열거한 후 ”이들이 입을 맞춰 공공개발 이익 100% 환수 못 했다고 비난하니, 앞으로 공공개발 원칙에 따라 불로소득 개발이익 전부 공공환수해도 반대 못 하겠지?”라고 되물었다.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이익의 완전한 공공환수는 국힘의 반대로 막히고, 그렇다고 그들 의도대로 민간개발을 허용할 수는 없어, 부득이 민간투자금으로 공공개발하는 방법 고안해 그나마 5503억원 회수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법으로 아예 개발이익 불로소득 공공환수를 의무화하고, 이를 전담할 국가기관 만들어 전담시키고, 부동산 투기 아예 원천적으로 막아 개발이익은 전부 국민께 돌려드리는 ‘개발이익국민환수제’를 도입할 수 있게 됐다. 토지개발 부동산 투기를 원천봉쇄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며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토건비리, 토지 불로소득이여 영원히 안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