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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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사범 25만명 잡고도 구속은 0.8%… “강력한 처벌 필요”

최근 5년간 발생 사건 분석결과
데이트폭력 구속률도 4.2% 그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5년 동안 가정폭력 사범 25만명이 붙잡혔지만, 구속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데이트폭력으로 구속된 사례도 4%에 그쳤다.

22일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폭력과 감금, 협박·모욕 등 가정폭력 사건은 총 22만843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21건꼴로 발생했다.

검거된 가정폭력 사범은 총 25만4254명으로, 남성이 78.7%(20만228명)였다. 연령별로는 40대(30%)가 가장 많았고 뒤이어 30대, 50대 순이었다. 이 중 구속된 사람은 0.8%(2062명)에 불과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행이 가장 많았다. 가정폭력 범죄 유형이 8개로 세분화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정폭력 사범의 63.6%(12만7759명)는 폭행·존속폭행 혐의였고 상해·폭력(18.2%), 재물손괴(7.9%) 등이 뒤를 이었다. 강간·강제 추행 0.4%, 체포·감금은 0.3%였다.

또 이 의원이 공개한 ‘2021년 6월 기준 지방청별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 현황’에 따르면 전국의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은 1만5089가구로, 이 중 A등급(위험) 가정이 6862가구, B등급(우려) 가정이 8227가구로 파악됐다.

데이트폭력 사건도 하루 평균 26건에 달했다. 2016∼2020년 살인·살인미수, 폭행·상해, 체포·감금·협박, 성폭력 등 데이트폭력 사건은 총 4만7755건으로 집계됐다.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된 사례는 227건에 달했다.

데이트폭력으로 입건된 4만7755명 중 구속된 인원은 2007명으로, 전체의 4.2였다. 연인으로부터 폭행·상해를 당했다는 신고는 2016년 6483건에서 지난해 1만2256건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가해자의 연령대는 20대가 전체의 34.8를 차지했고 이어 30대(25.7), 40대(19.3), 50대(13.3) 등 순이었다.

이 의원은 “상대를 죽이거나 죽을 때까지 때리지 않고선 구속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죽음을 부르는 데이트폭력범죄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정폭력 범죄에 대해서도 “폭력 발생 시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경찰 또한 적극적인 초동대처에 나서 가정폭력은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