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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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히기냐 뒤집기냐… 원톱 놓고 ‘윤·홍 대전’ 본격화

원톱 놓고 ‘윤·홍 대전’ 본격화

尹 “美에 핵공유 요구” 안보 공약
2030 겨냥 “맞춤 병영체계 구축”

洪, 조국수호 발언 후 논란 빚자
대장지구 의혹 직격… 對與 공세

‘윤석열의 굳히기냐, 홍준표의 뒤집기냐.’

윤석열 경선 후보가 독주 체제를 형성하던 국민의힘 대선 경선 구도가 최근 홍준표 후보의 맹추격으로 양강 체제로 뒤바뀐 가운데, 두 후보 사이에서 ‘윤홍 대전’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원톱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두 후보는 국민의힘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3차 경선이 당원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 방식으로 치러질 것을 감안해 자신에게 취약한 지지층을 보강하는 수 싸움에 들어갔다. 윤 후보는 상대적으로 약세인 중도층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정책 행보를 보이고 있고, 홍 후보는 ‘조국 수호 발언’으로 야권 지지층의 뭇매를 맞자 대여 공세를 취하며 당심을 공략하고 있다.

 

윤 후보는 22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동맹 강화를 골자로 한 외교·안보정책을 발표했다. 최근 후보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해서 불거지는 상황에서 국정 비전도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리스크가 많은 후보’라는 이미지가 확산하자 이에 대한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왼쪽)가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안보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로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경우 미국에 전술핵 배치와 핵공유를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핵무장과는 다르다”며 “캘리포니아나 미군 공군기지에 있는 ICBM을 비상시에 사용할 경우 의사결정 절차 등 한·미 간 협력체계를 강화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남북미 상설 연락사무소’의 판문점 설치 등 대북 협력책도 함께 공약했다.

 

윤 후보는 야권 경선의 판세를 가를 유권자층으로 꼽히는 2030세대를 겨냥한 국방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MZ세대에 맞는 병영체계를 구축하겠다”며 MZ세대 전투식량 개발 등 의·식·주를 아우르는 군 혁신안을 약속했다. 군 복무자에게 민간주택 청약 가점 5점과 공공임대주택 선정 가점을 부여하고 이를 소급적용하겠다는 파격적인 군 복무 혜택안을 공약하기도 했다. 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윤 후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합류하며 2차 컷오프를 앞두고 내부 전열 재정비에 착수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가운데)가 지난 20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대장동 개발 현장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성남=뉴시스

이에 맞서 홍 후보는 연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선 후보를 둘러싼 ‘대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직격하며 당심에 호소하고 있다. 최근 ‘조국 수호 발언’이 야권 지지층 내에서 논란이 되자 대여 공세로 선회해 보수 후보로서 적합하다는 인식을 유권자 내에 확산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추석 연휴기간 내내 페이스북에서 해당 의혹을 언급하며 이 후보에 대한 고강도 공세를 취했다. 홍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참 이해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천문학적인 비리사건을 빠져나가려고 한다”며 “토건비리 커넥션은 바로 이재명 시장이 주도해서 저지른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당당하면 왜 특검을 못 받느냐”며 “참 뻔뻔스럽다. 꼭 아수라 영화를 보는 기분”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20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현장을 직접 찾아 “칼잡이 대통령이 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 사건만큼은 대통령이 되면 여야 가리지 않겠다”며 “(이 후보가) 관련이 됐으면 사퇴할 일이 아니라 감옥에 갈 일”이라고 맹공했다.

 

홍 후보는 같은 날 발표된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한 달 전보다 16%포인트나 폭등했다. 이제 당심으로 들어가야겠다”고 밝혔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