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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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최대 이슈 ‘대장동 의혹’… 與野 경선 ‘블랙홀’로

이재명·윤석열 지지율 혼전 양상
與 경선 분수령 호남 투표전 돌입
李 대세론 꺾이면 수도권도 영향

野, 윤석열 ‘고발사주’ 여진 계속
TK 관망세 속 홍준표 약진 변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선 후보. 연합뉴스

정치권을 강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선 후보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 추석 연휴 기간 최대 이슈로 부각되며 여야 대선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경선 최대 분수령인 호남권 투표가 시작됐다. 야권에선 ‘고발 사주’ 의혹의 여진 속에서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의 전략적 관망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장동 특혜 의혹이 제기되기 전까지 여야를 통틀어 1위를 유지했던 이재명 후보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며 판세가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여야 모두 추격에 박차를 가하는 2위 주자들은 1위를 상대로 한 대역전극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 윤 후보는 전주보다 2.4%포인트 오른 28.8%, 이재명 후보는 4.2%포인트 내린 23.6%로 집계됐다. 윤 전 총장이 이 후보를 앞선 것은 8월 20~21일 조사 이후 4주 만이다. 대장동 특혜 의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6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는 전주보다 1.0%포인트 내린 15.4%였고, 민주당 이낙연 후보는 13.7%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TBS 의뢰로 지난 17~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또 KBS가 한국 리서치에 의뢰해 같은 날 발표한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27.8%로 윤 후보(18.8%)를 오차범위 밖인 9%포인트 격차로 앞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대장동 의혹 사건이 21∼22일 시작된 민주당 호남권 권리당원 투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경선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광주·전남 투표 결과는 오는 25일, 전북 결과는 26일 공개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가 호남 경선에서 1등을 한다고 해도 누적 투표율이 50% 밑으로 떨어지면 대세론이 꺾여 수도권 경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그 경우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초빙교수는 “이낙연 후보가 호남에서 표차를 좁히더라도 1등을 하지 못한다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여론이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는 걸 의미해 지금 판세가 굳어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낙연 후보가 1등을 할 경우 호남을 기반으로 역전할 힘을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지난 20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경기 성남시 판교 대장동 개발 현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야권에선 ‘고발 사주’ 의혹이 미궁에 빠진 가운데 홍 후보의 약진이 변수다. 국민의힘 한 TK 의원은 통화에서 “윤이냐, 홍이냐를 놓고 누가 더 본선 경쟁력이 있느냐가 지역 민심의 화두였다”며 “한쪽으로 확 쏠리기보다는 관망세가 강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지난 16일 국민의힘 대선주자 1차 TV 토론회에서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에 대해 “과잉수사였다”고 말하며 ‘조국수홍’(조국수호 + 홍준표)이라는 지지층 비난에 직면한 상황이다. 신 교수는 “홍 후보 지지율 상승에는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 말고도 추가적인 지지층 유입이 있었는데 ‘조국 발언’으로 2030이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윤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서도 문재인정부에 대한 반사체의 모습만 보였을 뿐,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발광체로서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야권은 1, 2위 후보 모두 결정적 하자가 있어 판세가 상당히 출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미, 최형창, 곽은산, 김병관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