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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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손도 발 빼는 헝다… 커지는 파산 가능성

‘2대 주주’ 화즈, 1조4000억원 손해에도 주식 매각… 헝다, 회생 가능성 전무
홍콩 헝다 에버그란데 센터. AFP연합뉴스

파산 위기에 처한 중국 최대 민영부동산 헝다의 2대 주주가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키로 했다. 특히 1조4000여억원의 손실이 예상됨에도 주식을 매각키로 한 것은 헝다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2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헝다의 2대 주주인 홍콩 부동산 투자 그룹 화인치업 집단이 보유하고 있는 7억5000만주를 모두 매각키로 했다.

 

화인치업은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21일까지 헝다 주식 1억890만주를 3170만달러(약 374억원)에 매각했다. 헝다의 경영상황이 악화하자 바로 나머지 7억5110만주도 매각에 나선 것이다.

 

특히 헝다 주식을 매각할 경우 화인치업은 올해 회계연도 기준 12억2000만달러(약 1조4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화인치업이 보유한 헝다의 지난해 재무제표상 장부가는 1주당 14.90홍콩달러(약 2257원)이다. 하지만 헝다의 파산 가능성이 커지면서 헝다의 현재 주식은 9월 21일 기준 주당 2.27홍콩달러(약 343원)에 불과하다.

 

엄청난 손해에도 헝다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회생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헝다의 주가는 올해 들어 폭락해 홍콩 거래소에서 85%나 하락했다.

 

헝다는 23일까지 달러 채권 이자 8350만달러(약 993억원)와 위안화 채권 이자 2억3200만 위안(약 425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헝다는 전날 중국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해당 위안화 채권 보유 기관과 ‘개별 접촉’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헝다가 애매한 표현으로 일부 이자 지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자 시장에선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미봉책을 썼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더구나 더욱 규모가 큰 8350만달러의 달러 채권 이자 지급에 관한 계획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또 헝다는 지난 20일로 예정된 일부 은행의 대출 이자를 갚지 못했다.

 

헝다가 이날 정상적으로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공식 디폴트 선언을 해야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