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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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속 가능한 K방역, 환기가 답이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두 달째 1000명 대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우리의 소중한 일상은 무너졌으며 그 소소한 우리의 일상을 함께했던 소상공인들은 생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적인 혼란 속에서 우리나라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의 K방역으로 성공적인 코로나 대처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세 자릿수에서 네 자릿수로 바뀌면서 그 기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여서 사적모임 제한, 영업시간 단축 등 더욱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지만 새로운 변이의 출현 등으로 좀처럼 확산세를 진정시키기 어려워 보인다.

백신 접종률이 늘어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 국민들은 오랜 시간 지속되는 이 상황에서 점점 지쳐가고 있다. 사적모임을 제한하고 있지만 카페, 음식점 등에 실제 체류하는 인원은 적지 않다. 그렇다고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록다운 상황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송두삼 성균관대 교수 대한설비공학회 부회장

요즘의 코로나 감염 전파는 직접적으로 비말에 노출되기보다는 밀폐된 공간에서 공기감염으로 발생하는 집단감염 형태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교회, 카페, 식당, 노래방, 학교 등 밀폐된 공간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많이 보고된 바 있다.

코로나의 공기감염을 인정하지 않았던 세계보건기구(WHO)도 작년 7월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감염방지를 위한 밀폐된 공간에서의 적극적인 환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유발하는 비말의 수분이 증발하면 크기가 5㎛ 이하인 비말핵, 에어로졸이 된다. 공기감염은 주로 이 비말핵이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 기류 등에 동반해 실내로 확산되어 감염시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실내에서 코로나의 공기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며 충분한 환기가 필요하다고 전 세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환기의 필요성을 주장해 오고 있으며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환기를 권고하는 지침들을 내놓고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환기는 설령 해당공간에서 코로나 감염 의심자로부터 비말 또는 비말핵이 발생한다 해도 환기를 통해 바이러스를 외부로 배출시키며 또 외부의 신선공기를 실내로 들여와 바이러스의 농도를 낮춤으로써 바이러스의 전파력 또는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 특히 마스크를 벗는 상황이 발생하는 공간에 대해서는 지속적이며 충분한 환기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환기는 개인 공간에서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공중보건의 관점에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이 창궐하는 상황에서 환기장치는 국민들의 건강을 넘어서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수적인 기본 장치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무섭게 재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에 환기설비가 조속히 설치돼 우리 국민들이 안심하고 최소의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그리고 소상공인들이 생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의 정비 및 정부 차원의 설치 지원을 촉구한다. 지속 가능한 K방역, 이는 환기를 통해 가능하다.


송두삼 성균관대 교수 대한설비공학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