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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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아들에 사전 구속영장 신청…커지는 공분 속 ‘노엘 방지법’ 국회 발의

음주측정거부·공무집행방해·무면허운전·상해·도로교통법 위반 등
“반성하지 않는 자신감 父 때문…장제원 의원직 박탈” 청원 20만↑
무면허 운전·경찰관 폭행 등 혐의로 입건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아들인 래퍼 장용준(노엘)씨가 30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경찰이 무면허 상태로 운전하고 음주 측정에 불응하며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아들 래퍼 장용준씨(21·예명 노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장씨에게 음주측정거부, 공무집행방해, 무면허운전, 도로교통법 위반(자동차 파손), 상해 등 5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장씨는 지난달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6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장씨가 지난해 6월 음주운전 혐의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했다.

 

장씨는 지난달 18일 밤 10시30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무면허로 벤츠 차량을 몰다 접촉사고를 냈다. 순찰 중 이를 목격한 경찰관이 음주를 의심하고 음주 측정과 신원 확인을 요구하자, 장씨는 30분 넘게 이를 거부하며 경찰관을 밀치고 경찰관의 머리를 들이받았다.

 

경찰은 장씨가 술 마시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과 주문 내역을 확보했고, 폭행당한 경찰은 진단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장씨의 반복되는 범죄행위를 두고 그의 아버지인 장 의원에게 책임을 묻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23일 올라온 ‘장용준 아버지 장제원의 국회의원직 박탈을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게시 9일 만인 이날 청와대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돌파했다. 청원인은 “장씨가 이런 행위를 저지를 수 있었던 자신감은 그의 국회의원 아버지 장제원이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장씨의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이 집행유예가 나왔다는 것에 대해서도 국회의원 아버지가 없었다면 그런 선고가 내려질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든다”면서 “반성하지 않는 자신감이 장제원 국회의원직의 권력에서 기인했다면 그 권력은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장씨 사건에 대한 공분이 커지는 가운데,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5명의 의원은 이날 음주 측정 거부 시 형량을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인 이른바 ‘노엘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운전자가 음주 측정을 거부할 경우 처벌 수위가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 상태로 운전했을 때보다 낮은 것을 개선하는 내용이다.

 

민 의원 등은 “‘윤창호법’으로 음주운전 처벌 수위를 높이면서 음주측정 거부 행위에 대한 처벌 수준은 그대로 두는 법 사각지대가 만들어졌다”면서 “이에 음주측정을 불응했을 때 형량을 음주운전 처벌 수위와 동일시하고자 한다”고 개정안 제안 이유를 밝혔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