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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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환경오염 심각… 5년간 토양 정화비용만 340억

서울 용산구 국방부. 연합뉴스

전국 곳곳에 있는 군부대의 환경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근 5년간 토양오염으로 인한 정화비용만 340억원가량이 소요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국방부와 각 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각 군별 환경오염 사고 및 실태조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각 군 151개소 부대에서 토양오염이 발생했다. 오염된 각 부지 면적은 육군 약 3만4823평, 해군 6009평, 공군 9169평 해병대 1189평으로 전체 5만1190평의 대지가 유류 및 중금속 등에 의해 오염됐다.

 

오염된 군부대 토양 대부분에서 등유, 경유, 제트유, 벙커C유 등 기름을 뜻하는 TPH(석유총탄화수소)가 검출됐다. TPH는 빈혈·백내장·피부질환 유발하는 유해물질이다. 다음으로 중금속인 납(Pb)과 발암물질인 벤젠, 툴루엔, 에틸벤젠, 크실렌이 발견됐다. 벤젠(B)은 백혈병과 골수종, 톨루엔은 위장기능 장애와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또한 에틸벤젠(E)은 중추신경 계통의 기능을 저하시키며 인체 면역 체계를 교란하며, 크실렌은 신장·간장장해, 빈혈, 백혈구 감소 등 골수장해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토양오염을 정화하기 위해 약 34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 것으로 집계됐다. 육군이 2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정화비용을 사용했다. 이어 공군 62억6000만원, 해군 59억7000만원, 해병대 16억7000만원 순이었다. 아직 정화·설계 중인 63개소는 정화비용이 추산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군부대의 토양오염 정화를 위한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토양오염 외에 수질오염도 군부대 내에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간 군부대 환경오염 실태조사 결과, 261개의 부대가 수질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평균 매년 52.2곳에서 수질오염이 발견된 셈이다. 261건의 수질오염 중 절반이 넘게 육군(169건, 65%)에서 발생했다. 수질오염 검사 부적합 판정을 받은 부대 대부분이 시설을 개선하고 정화 작업을 실행했다. 261개 부대 중 236개 부대(90.8%)에서 시설개선을 완료했고 25개 부대(9.6%)는 현재 개선 중이다.

 

사전 실태조사를 통해 오염을 발견한 것 이외에도 최근 5년간 각 군별 환경오염사고가 20건에 달했다. 오염사고 대부분은 육군 군부대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발생한 환경오염사고 대부분은 방제작업, 시설보수 등을 통해 정화 작업이 이뤄졌다. 이를 위해 소요된 비용은 약 3억5000만원에 달했다. 2019년 1억3400만원이 조치비용으로 쓰이면서 가장 많은 금액이 쓰였다. 단일 사고 중 가장 많은 조치비용은 6200만원으로, 게이트 밸브 노후로 일어난 유류 유출 해양 오염 정화를 위해 사용됐다.

 

기 의원은 “군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탈피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 당시 국방부 조직개편으로 환경과가 통폐합되면서 군 환경관리 기능이 축소됐는데, 다시 환경업무를 전담할 국방부 내 전담조직 신설을 즉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