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번방의 선물’의 모티브가 됐던 사건의 실제 피해자가 명예회복을 위해 헌법소원을 냈지만 각하됐다.
헌법재판소는 고(故) 정원섭씨가 정부를 상대로 낸 행정부작위 위헌확인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심판절차를 종료했다고 6일 밝혔다.
정씨는 1972년 춘천시 파출소장 딸을 성폭행하고 살인했다는 누명을 썼다. 당시 경찰의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한 정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5년간 복역한 후 1987년 가석방됐다.
이후 2007년 11월20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정씨가 가혹행위에 의해 자백했으며 해당 사건이 증거조작 등을 통해 조작된 사건이라는 취지의 진실규명결정을 내렸다.
이에 정씨는 재심을 청구해 무죄판결을 선고받고 형사보상금을 받았다.
또 정씨는 수사기관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이후 정씨 측은 국가가 피해자의 피해 및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권리구제와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실효적 권리를 보장하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정씨가 지난 3월 사망하자, 정씨의 명예회복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고 가해자들과의 화해를 권유하지 않았다는 부분은 정씨만이 주장할 수 있다며 심판절차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국가가 적절한 배상을 하지 않았다는 부분은 유족들에게 승계할 수 있지만, 헌법이나 헌법해석상으로 국가가 유족들에게 배상을 하거나 위로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각하의 이유를 밝혔다.
헌재는 정부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이 선고됐고 형사보상금이 지급된 점 등을 들어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 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형사보상결정 등은 공무원들이 불법적으로 야기한 부당한 상태를 바로잡은 것에 불과한 것”이라며 “이것만으로는 명예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