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해 3월부터 반년가량 상설전시관 중국실 영상 일부 내용이 중국 동북공정의 주장을 그대로 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중국실에 걸린 6분가량의 영상 내용에서 중국 동북공정의 주장과 동일한 옛 영토 표시를 사용한 내용을 지적했다. 배 의원은 영상 중 △위·촉·오 시대 중국 위나라의 영토가 백제가 있던 충청도까지 포함한 점 △한나라와 한사군의 영토가 한강 이북지역까지 표기된 부분 △명나라의 만주 전역 지배를 동북공정의 논리를 답습했다고 꼬집었다.
영상 제작에는 총 1억2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외부 전문가의 감수를 받지 않았다고 배 의원은 지적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3월부터 지난달 15일까지 상영됐으며 같은 기간 박물관을 찾은 인원은 약 57만명에 달했다.
배 의원은 “국립중앙박물관이 동북공정 시각이 담긴 전시를 50만명이 관람하도록 방치했다”며 “위나라가 충청지역까지 지배하고 있다는 지도인데, 학예직 전문인력이 90명이나 되는데도 이를 몰랐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민병찬 박물관장은 “디지털 영상이라 순간적으로 넘어가서 집중해 보지 않으면 거르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담당자의 단순한 실수가 뼈아프게 됐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에는 ‘가야본성 칼과 현’ 전시에서 일본서기에만 나오고 삼국사기 등에선 찾을 수 없는 국가를 가야 7국으로 지도에 표기해 고대 일본이 가야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인정하는 일제 식민사관을 따랐다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