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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패권다툼·北核 위협에… “밀리면 죽는다” 신냉전 가열 [심층기획]

인도태평양지역 군비경쟁

‘대표적 화약고’ 대만해협
中 ‘대만과 통일 반드시 달성’ 입장
군용기 동원 무력시위로 긴장 고조
대만선 원점타격능력 강화해 ‘맞불’

각국 앞다퉈 군사력 증강
美 ‘오커스’ 등 동맹국 활용 中 압박
자극받은 中 대응 나서 악순환 반복
위기 느낀 동남아國 등 가세 움직임
주하이에서 열린 제13회 중국 국제항공우주전시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지난달 29일 중국의 신형 전자전기 젠(J)-16D(왼쪽)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쿵징(KJ)-500을 관람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인도태평양 지역에 군비 경쟁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아시아 패권을 둘러싼 미·중 전략경쟁과 북한의 핵능력 강화에 자극을 받은 역내 국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군사력 증강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중국의 강경 외교안보 정책이 미국·영국·호주로 구성된 안보동맹 오커스(AUKUS) 창설 등 아시아 내 군사력 강화로 이어지고, 이에 자극받은 중국이 대응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대만해협서 벌어지는 중국·대만 군사적 대치

대만해협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대표적인 ‘화약고’다. 중국의 ‘대만과의 통일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입장과 대만의 반발이 모두 군비 확충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1일 9일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 연설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어떤 외부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려는 중국 인민의 굳은 결심, 굳은 의지, 강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해 무력시위와 첨단 무기 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엔 중국 군용기 140여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전례 없는 대규모 무력시위였다. 대만 국방부는 “현재 양안(중국과 대만)의 상황은 40년 만에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히며 대만해협의 긴장 고조를 알렸다.

대만 ADIZ에 진입했던 중국 군용기의 주력은 젠(J)-16 전투기다. ‘중국판 F-15E’로 불리는 젠-16은 최대 항속거리 4000㎞, 무기 적재량 12t에 달하는 기체로 지상 공격을 주로 맡는다. 기존 전투기보다 항속거리가 길어 공중급유 없이도 대만 동남쪽 공역까지 비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만과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첨단 전력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열린 중국 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는 중국의 신무기들이 대거 등장, 현대화된 중국군의 모습을 과시했다.

중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 J-16. AP연합뉴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무기는 젠-16D 전자전기다. 전자전기는 전자 공격으로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시키거나 적의 전자 정보를 얻는 항공기다. 전자전기 중 최강인 미군 EA-18G와 유사한 개념인 젠-16D는 정찰, 공격, 방어 능력을 모두 갖춰 중국 공군의 전자전 능력을 한층 높일 전망이다.

최근까지 러시아산 엔진을 사용했던 젠(J)-20 스텔스 전투기는 자국산 엔진으로 교체했다. 미국 글로벌호크와 유사한 고고도 무인정찰기 차이홍(CH)-6은 고도 12㎞에서 시속 800㎞로 비행한다. 지상 정찰과 더불어 미사일과 폭탄 등을 탑재한 채 공격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상 국경과 해상 정찰에 쓰이는 우전(WZ)-7 무인기는 고도 20㎞ 상공에서 10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중국군의 첨단화·무인화 가속화에 대만은 원점 타격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만은 최근 슝펑-2E 순항미사일 양산 등 군 전력 향상을 위해 2400억 대만달러(약 10조1544억원)에 달하는 특별예산을 통과시켰다. 예산안에는 ‘대만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불리는 최대 사거리 1200㎞의 슝펑-2E 개량형 순항미사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에서 중국 싼샤댐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유사시 중국 항공모함을 타격할 슝펑-3 초음속 순항미사일 성능도 개량되고 있다. 대만 국책 방산연구소인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은 지난해 12월 슝펑-3 사거리를 150㎞에서 400㎞로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23억7000만달러(약 2조7456억원)에 달하는 하푼 해안 방어 시스템 100대를 미국에서 도입하는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만해협부터 중국 내륙에 이르는 지역 내 주요 표적을 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다.

 

◆“밀리면 안 돼” 군비 경쟁 나선 역내 국가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주변에서도 군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미·중 전략경쟁이 격화되면서 미국이 역내 동맹국들을 활용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고, 비동맹 국가들도 자국 안보 차원에서 군사력을 늘리고 있다.

일본은 중국 견제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미국의 의중에 호응하면서 영향력을 넓히려 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지난 4월 미·일 정상회담 공동선언에서 “일본은 동맹 및 지역 안전보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방위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방위성이 제출한 내년도 예산 5조4797억엔(약 58조원)은 상대의 위협 범위 밖에서 타격할 수 있는 스탠드오프(Standoff) 능력 강화, 우주·사이버전 대비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대만과 인접한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지마에 570명 규모의 육상자위대 지대공, 지대함 미사일 부대를 신설한다. 지난해 5월 창설된 제1우주작전대와 별도로 제2우주작전대를 만든다. 연구개발비는 사상 최대 규모인 3257억엔(3조4500억원)을 편성해 인공지능(AI), 무인 무기 등 게임 체인저 기술 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미국, 영국과 함께 안보동맹인 오커스에 참여하면서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하게 된 호주는 영국 아스튜트급 또는 미국 버지니아급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도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 미국에서 LA급 핵추진잠수함을 임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 일본, 호주와 더불어 쿼드의 일원인 인도는 1947년 독립 이래 최대 규모의 군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 정치권은 군부 쿠데타 가능성을 의식해 각 군의 지휘권과 통제권을 분리했다. 1990년대 이후 군 조직 통합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군 수뇌부와 관료들은 이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광범위한 상호 연계 운용성에 기반한 오커스가 창설되면서 인도도 미국 및 동맹국들과의 협력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인도군은 파키스탄을 담당하는 서부 사령부, 중국과 대치하는 동부사령부, 인도양을 맡는 해상사령부, 방공사령부 등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각 사령부는 군함과 전투기, 지상군을 갖춘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전력 증강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은 호위함 추가 도입을 고려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전투기 구매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역내 동맹국들, 중국, 비동맹국가들까지 군사력 강화에 적극적이어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군비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북한 ICBM 화성-15형이 2017년 11월 발사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北 열차미사일 쏘자 南 전력강화로 응수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이뤄지고 있는 군비증강 경쟁은 한반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을 성공 발사하며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2018~2019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함께 북한 비핵화협상이 이뤄졌으나, ‘하노이 노딜’(북·미 정상회담 합의 실패) 이후 별다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북·미, 남북 관계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그 빈자리는 군사력 경쟁이 대신 차지했다. 북한은 지난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핵무기 소형화·경량화 △전술 핵무기 개발 △수중 및 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켓 개발 추진 △핵추진잠수함, 수중발사핵전략무기 보유 추진 방침을 밝혔다.

 

지난달 15일엔 열차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당시 철도를 이용해 신속하게 이동하면서 한·미 군 당국의 감시를 피하는 이동식 발사체계를 갖췄다는 점을 공개해 미사일 타격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음속의 5배가 넘는 속도로 날아가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기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해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한국도 최근 발표한 ‘2022~2026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내년부터 5년간 315조2000억원을 투입해 군 전력증강을 진행할 방침이다. 기존 지상표적 위주 타격에서 갱도 및 건물 파괴가 가능하고, 오차 면적을 테니스장 크기에서 건물 출입구 정도로 줄여 정밀도가 향상된 미사일을 개발한다.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 성능개량과 더불어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를 전력화한다.

 

해상에서 지상 표적을 정밀타격하고자 중형 잠수함(3000~4000t급)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특수작전용 대형헬기도 도입할 계획이다. 우주공간 감시 및 대응을 위해 고출력 레이저 위성추적체계, 레이더 우주감시체계도 개발한다. 우주감시체계는 레이더를 이용해 한반도 상공의 적성 위성 및 우주 물체를 감시하는 것으로 2030년대 초반 전력화된다. 국내 기술로 위치·항법·시각 정보를 제공해주는 한국형 위성항법체계(KPS) 개발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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