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어린이 괴질’로 인한 10대 청소년 사망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또한 최근 몇 주간 어린이 괴질 등에 걸리는 소아·청소년들의 수가 늘고 있어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물론 부모들이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고심하고 있다.
10일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이스라엘 북부 페타 티크바에 있는 슈나이더 아동병원에서 16세 소년이 ‘소아·청소년다기관염증증후군’(MIS-C) 진단을 받고 사망했다.
이는 이스라엘에서 보고된 MIS-C로 사망한 첫 번째 사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MIS-C에 걸리면 심장·폐·신장·뇌·피부·눈·위장 등 여러 신체 부위와 장기가 동시에 붓는다.
이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런 증세를 보인 다수의 아동·청소년이 코로나19를 유발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MIS-C을 어린이 괴질로 부르기도 한다.
환자 대부분은 치료를 받으면 회복되지만,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심하면 사망하는 사례도 나온다.
해당 소년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으며, 2주 전 증세가 나타나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이후 증세가 심각해져 열흘 전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에서 지금까지 보고된 MIS-C 사례는 100건이 채 안 될 정도로 희소하다.
다만 이 중 절반 이상이 지난 6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하기 시작한 이후에 나왔다.
슈나이더아동병원의 오페르 쉴러 박사는 “최근 몇 주간 소아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일간지 하레츠의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MIS-C 외에도 장기적인 코로나19 후유증을 호소하는 아동·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이스라엘 보건부가 최근 코로나19 감염 아동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11.2%는 회복 후에도 최소 1가지의 후유증을 갖고 있다고 답했고, 4.6%의 응답자는 회복 6개월 후에도 여전히 증세가 이어진다고 했다.
슈나이더 아동병원의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에는 이미 150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으며, 대기 환자도 수백 명에 달한다.
이 병원의 리아트 아시케나지-호프넝 박사는 “중증 환자의 상태가 계속 좋지 않은 채 유지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환자의 경우 회복 후 몇 달간 괜찮다가 갑자기 상태가 악화하는데, 이 경우 장기 후유증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통상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아동·청소년 백신 접종을 미뤄오던 부모들의 생각도 바뀌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