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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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1·3살 손자들과 추락… 아들 자리 비운 새 벌어진 ‘비극’

CCTV 확인 결과 옥상 올라가
경찰, 극단선택 추정 조사 나서

부산 금정구 한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60대 할아버지와 3세, 1세 손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부산 금정경찰서와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21분쯤 금정구 구서동 한 아파트 화단에서 60대 A씨와 손자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아파트 옥상에서 사람이 떨어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해당 아파트를 수색하다 아파트 화단에서 이들을 발견하고,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할아버지와 손자들로 확인됐으며, A씨는 손자들을 돌보기 위해 아들 집을 자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아파트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A씨가 손자들을 데리고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는 장면을 확인했으나, 정작 옥상에는 CCTV가 없어 이들이 어떤 이유로 추락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경찰은 정황상 A씨가 손자들을 데리고 옥상으로 올라가 투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일 A씨가 인근에 사는 아들 집을 방문한 뒤, 아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며 “다각적인 수사를 통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씨의 아들은 부인과 이혼 절차를 진행하면서 현재 이혼 숙려기간 상태로 알려졌다. 총 3개월인 이혼 숙려기간에 부인과 절반씩 자녀를 나눠 맡기로 하면서, 당시 A씨가 자녀를 돌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부모-자녀 동반 극단적 선택’은 총 25건으로, 대부분 가정불화와 생활고가 원인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가족동반 극단적 선택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의 사회·문화·경제적 특징에서 기인한다는 지적인데, 강한 가족주의와 가부장 문화에다 사회적 안전망 부재가 극단적인 선택을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또 자녀에 대한 부모의 과도한 자아투영에 따른 자녀의 자아 혼돈도 심리적 요인으로 분석됐다. 자녀를 포함한 가족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가장이 생활고와 가정불화를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순간, 최악의 선택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가족동반 극단선택은 살인이자 최악의 아동학대라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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