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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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동규, 500만원 빌릴 만큼 여유 없었다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로 의심 불구
여러 차례 소액 빌렸다가 갚기 반복
‘윗선’ 존재 의혹… 재산 은닉 가능성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57)씨로부터 5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유동규(52·사진)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과거 지인에게 500만원을 빌릴 만큼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의 자금력이 미미했던 만큼,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검찰은 이번 주 유 전 본부장 기소를 앞두고,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등을 강도 높게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로 지목받는 유 전 본부장은 과거 지인에게 500만원 등 소액을 수차례 빌렸다가 갚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이 어떤 이유로 돈을 빌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법조계는 이 사실에 주목한다.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를 실소유하려면 어느 정도 돈을 투자했어야 하는데, 유 전 본부장에게 그만 한 자금력이 없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해서다. 그럴 경우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김씨나 유 전 본부장이 아닌 제3의 인물, 즉 유 전 본부장 윗선을 향할 수 있다.

 

유 전 본부장이 지난 3월 경기도보에 등록한 재산현황을 보면 자산 총액은 2억165만원에 불과했다. 유 전 본부장이 거주하는 집도 자가가 아닌 전세다. 물론 유 전 본부장이 재산을 은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간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 제기됐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설계한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김씨가 천화동인 1호에 대해 “내 것이 아닌 걸 다들 알지 않느냐.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담겨 있고,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인 남욱 변호사 역시 최근 JTBC 인터뷰에서 “유 본부장 지분이 있다는 얘기를 김만배 회장으로부터 들은 사실이 있다”고 말해서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의 자금력이 사실상 전무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검찰은 진짜 ‘전주’ 혹은 윗선이 있는 것이 아닌지를 확인하는 데 수사 역량을 총동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재명 경기지사는 18일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장동 사건 관련 입장을 직접 밝힌다. 야당이 이번 특혜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십자포화가 예고된 상태다. 국민의힘은 행안위 국감에 대장동 태스크포스(TF) 소속인 박수영 의원을 임명하는 등 화력을 모으고 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