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와 야권이 새 헌법 초안 작성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10년 넘게 진행 중인 시리아 내전이 끝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예이르 페데르센 유엔 시리아 특사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리아 헌법위원회의 정부 측과 야권 측 두 공동의장이 새 헌법 초안을 작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헌법위가 꾸려진 지 약 2년 만이다.
페데르센 특사는 기자회견에서 “정부 측 아흐마드 쿠즈바리 의장과 야권 측 하디 알바흐라 의장이 처음 한자리에 앉아 앞으로 작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등을 논의했다”며 “합의에 도달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알바흐라 의장은 “현행 헌법에 권력분립 조항이 없어 불균형이 초래됐다”며 “모든 시리아 시민의 동등한 권리를 포함한 개혁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야권을 대표하는 시리아국민위원회(SNC) 의장을 지낸 인물이다. 정부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작업은 다음 날 바로 시작됐다. 헌법위의 6차 소위원회는 오는 22일까지 제네바에서 진행된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5년 12월 새 헌법을 마련해 유엔 감시 하에 선거를 치르는 등 시리아의 평화 정착 로드맵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에 2019년 10월 말 유엔 중재로 시리아 정부와 SNC,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헌법위가 꾸려졌다. 헌법위 소위원회는 정부와 야권, 시민사회 대표 각 15명으로 구성됐다. 올해 1월 5차 소위원회가 성과 없이 끝난 뒤 9개월간 협상에 진척이 없었다.
지난 10년간 시리아 내전으로 35만여명이 숨지고 인구 절반이 난민이나 실향민으로 전락했다. 인구 90%는 빈곤선 아래서 살고 있으며 1300만여명은 인도적 지원이 시급한 상태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지난 5월 득표율 95.1%로 4선에 성공했지만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하게 실시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유엔은 알아사드 정권이 시리아 영토 약 70%를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시리아, 10년 내전 종식의 길 열렸다… 정부·야권, 새 헌법 초안 작업 착수
기사입력 2021-10-18 23:00:00
기사수정 2021-10-18 21:20:00
기사수정 2021-10-18 21:20:00
헌법위 구성 2년 만에 합의 도달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Copyrights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