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시행될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앞두고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연말·연초 해외여행 수요가 생겨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오랫동안 침체돼있던 여행업계에도 조금씩 훈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국과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협정을 체결한 싱가포르를 미국이 ‘여행 매우 위험(4단계)’ 국가 명단에 추가하는 등 해외여행의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아직은 불안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일 이베이코리아가 공개한 온라인 오픈마켓 G마켓과 옥션의 9월 국제선 항공권 매출액 분석 결과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가 될 오는 12월과 내년 1월에 출발하는 항공권의 평균 매출이 16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제선 항공권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이전 달인 8월과 비교해도 29% 늘어난 수치다.
국제선 항공권 매출이 이처럼 빠르게 증가한 것은 백신 접종률 증가와 함께 국내에서도 위드 코로나 시행이 예고되며 일상회복과 함께 해외여행을 고려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행지 중에는 특히 자가격리 부담이 없는 지역의 여행 수요가 높았다. 몰디브·괌 등의 휴양지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면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괌과 몰디브 모두 항공권 예약 순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예약 인원이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인 지역은 지난해 대비 131% 늘어난 캐나다였고 미국(74%)과 베트남(17%)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더라도 아직까지 해외여행의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코로나19가 재확산 중인 국가로 자국민이 여행을 떠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해외여행이 타국의 변이바이러스나 재확산 상황을 국내로 들여올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와 트래블버블 협정을 체결해 접종완료자 자가격리 면제를 실시 중인 싱가포르의 경우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돼 미국이 싱가포르에 대한 여행 위험 단계를 상향하기도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4단계로 분류된 여행 위험 단계 중 가장 높은 4단계 명단에 싱가포르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CDC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작다”면서도 “해외여행으로 코로나19 변이에 감염되는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