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상장 두 차례 미뤄진 카카오페이, 수요예측 실시로 IPO 본격 돌입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빅테크 규제 이슈 등으로 두달간 상장이 미뤄졌던 카카오페이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기업공개(IPO) 일정에 돌입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이날부터 이틀간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는 6만∼9만원, 공모 금액은 최소 1조200억원에서 1조5300억원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11조7330억원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공모가 확정 후 이달 25∼26일 일반 청약을 받은 뒤 다음 달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번 카카오페이의 상장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일반투자자 청약 방식이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IPO 사상 처음으로 일반 청약 공모주 물량의 100%를 ‘균등 방식’으로 배정하기로 했다. 최소 청약 수량 20주만 청약하면 모두 같은 수량의 주식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페이의 상장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초 카카오뱅크와 일주일 차이로 상장하겠다는 그림을 그렸지만, 공모가 고평가 논란으로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아야했다. 결국 8월 말 새로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몸값을 종전 6만3000~9만6000원에서 6만~9만원으로 낮췄다.

 

이후 공모 일정이 한 번 더 밀렸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빅테크 서비스의 핵심 맥락인 ‘상품 비교·추천’이 ‘광고 대행’이 아닌 ‘투자 중개’에 해당한다며 규제하고 나서면서 서비스를 일시 중단해야 했다. 이에 지난달 24일 또 한 번 증권신고서를 자진 정정하고 상장 예정일을 기존 이달 14일에서 다음 달 3일로 바꿔야 했다.

 

증권가에서는 두 번의 상장 연기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과 최근 변동성이 큰 국내외 증시 환경이 카카오페이에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공모가 관련해 올해 상반기 기준 순이익이 27억원으로, 연율화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시장의 시선은 향후 성장에 주목할 것이기 때문에 상장 이후 본격적인 성장성을 증명하는 게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