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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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일 공조에 “외세 추종”… 중국과는 “혈연유대”

북한이 또 다시 한국, 미국, 일본의 공조에 대해 남측을 향해 ‘외세추종’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북한은 중국의 6·25전쟁 참전 71주년을 맞아 북·중 간 ‘혈연적 유대’를 강조하며 친선을 내세웠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5일 “얼마 전 미국, 일본, 남조선 간에 정보기관 수장들의 비공개회의가 진행됐다”며 “남조선이 대북정책에 대한 협조와 지지를 구걸했으나 얻은 것은 없다”고 보도했다.

 

한·미·일 정보기관 비공개회의는 지난 19일 박지원 국정원장,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 정보관이 참석했다.

 

매체는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는 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족자주”라며 “북남관계 문제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것은 외세의 간섭과 방해 책동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남조선 위정자들이 외세 의존과 사대적 근성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국제공조만 떠들며 외세 추종에 매달린다면 더 큰 치욕과 망신만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매체 ‘메아리’는 이날 “남조선이 ‘대북정보공유’니 ‘정책방안조율’이니 하며 천방지축으로 돌아친다”며 ‘쪽박외교’, ‘청탁외교’ 등의 평가만 얻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근 북한은 한·미·일이 공조해 대북정책 등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여러 선전매체를 동원해 비난해왔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19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한미일 3국 정보수장 비공개 회동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앞서 19일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이날 발사에 대해 ‘국방력 강화‘ 명분을 내세웠지만, 같은날 서울에서 한·미·일 정보수장이 비공개로 회동한 날과 겹친 바 있다.

 

북한은 신무기 개발 계획 일정에 따라 발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발사일을 한·미·일 정보수장 회동날에 맞춘 것은 북한이 이들 국가의 대북 공조를 불편해 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우방국인 중국에 대해서는 친선을 강조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중국의 6·25전쟁 참전 71주년을 맞아 ‘조중친선의 역사에 빛나는 중국 인민지원군의 영웅적 위훈’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중 간) 혈연적 유대로 맺어진 불패의 친선은 공동의 위업을 위한 한 길에서 굳건히 계승될 것”이라고 했다. 

 

기사는 중국군의 희생을 부각하며 북·중 간 혈맹관계를 강조했다.

 

중국은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 한반도에 불법으로 파병한 10월 25일을 ‘항미원조‘ 참전일로 기념한다.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 대사와 대사관 관계자들은 지난 23일 함경남도 장진군 장진읍의 장진호 전투 전사자 묘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북한은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한·미의 대화 재개 요구에는 응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과는 최고지도자 간 서한을 주고받거나 외교적 현안에 있어 유대관계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