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번 대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여전하다. 바로 정치와 방역이라는 두 가지 걸림돌이 있어서다. 우선 중국의 인권 상황에 대한 비판이 뜨겁다. 미국과 영국, 유럽 의회에서도 중국 정부가 소수민족 탄압 등 인권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불참하거나 개최지를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성화 채화 때 인권단체의 베이징동계올림픽 반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중국 내 확인자가 늘어나는 등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주최 측은 대회에 불필요한 활동과 절차를 최대한 줄이고, 특히 인원 규모를 최소화하는 등 대회 전반에 대해 엄격한 통제를 가하는 ‘폐쇄식 관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도쿄올림픽처럼 무관중으로 열 계획은 아니다. 중국 본토 거주자 가운데 방역 조건을 충족한 사람들의 경기 관람을 허용할 예정이다.
베이징은 2008년 하계올림픽에 이어 동계 대회까지 여는 최초의 도시가 됐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에도 개·폐회식이 열리고, 육상·축구 경기 등이 진행됐던 국가체육장(國家體育場)은 동계올림픽에서도 개·폐회식이 열린다. 또한 박태환이 금메달을 땄던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스 센터는 이번에는 컬링 경기장으로 쓰인다. 베이징에서는 주로 빙상경기가 열리고 루지·봅슬레이·알파인 스키 경기는 베이징에서 90㎞ 떨어진 옌칭, 알파인을 제외한 나머지 스키 종목은 220㎞ 떨어진 허베이성 장자커우 지역에서 열린다. 베이징과 장자커우 지역 사이에는 2019년 최고 시속 350㎞로 달리는 고속열차가 개통돼 이동 소요 시간이 1시간 안쪽으로 줄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의 금메달 수는 109개로 2018년 평창 대회보다 7개 늘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성평등 취지에 발맞춰 스키점프와 에어리얼 종목에 혼성 단체전이 생겼기 때문이다. 92개국이 참가한 평창 대회와 비슷한 수준의 참가국 수가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와 북한은 IOC 징계를 받아 국가 자격으로는 나올 수 없고 개인자격으로만 출전이 가능하다. 러시아는 금지약물 탓에, 북한은 도쿄올림픽 불참으로 인한 징계 때문이다. 다만 북한이 개인자격으로 참가할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북한 선수들의 이번 대회 참가 여부는 남북관계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창 때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종합 7위를 꿰찬 대한민국은 이번 대회도 5개 전후의 금메달로 종합 10위권을 기대하고 있다. 역시 주요 금맥은 쇼트트랙이다. 여자부 최민정(성남시청)과 남자부 황대헌(한국체대)이 기대주다. 다만 편파판정 등 개최국 중국의 홈 텃세가 걱정이다. 중국은 지난해 한국 출신 김선태 감독과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기술코치를 영입해 태극전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도 평창올림픽 남자 500 은메달리스트 차민규(의정부시청)와 남자 1500 동메달리스트인 김민석(성남시청), 지난해 3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파이널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우승한 정재원(서울시청) 등이 기대를 받고 있다.
썰매 종목에선 스켈레톤 윤성빈(강원도청)이 생애 두 번째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설상종목에선 지난 3월 스노보드 알파인 세계선수권대회 4위에 오른 김상겸(하이원리조트)과 ‘배추보이’ 이상호(하이원리조트)가 기대를 모은다. 평창에서 큰 감동을 안겼던 컬링과 봅슬레이도 이변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