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내년 대선에서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다음달 5일 선출될 국민의힘 대선 후보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노태우 정부에서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하며 핵심 참모로 활동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일반 국민이 생각하기에 이재명 대 윤석열 경쟁으로 볼 거기 때문에, (경선도) 그런 방향으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가 20대와 30대에서 낮은 지지율을 받는다는 홍준표 후보의 지적에는 “그건 홍 후보 측에서 하는 얘기”라며 “최종 결론을 봐야지 그 자체는 의미가 크게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선거를 여러 차례 경험했지만, 지금처럼 국민이 혼돈한 상황에 있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역대 최악의 대통령 선거를 앞뒀다고 짚은 바 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보수니 진보니 이런 진영논리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며 “그게 별로 국민 생활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민주당은 자기네들이 이길 거라고 계산한 걸로 알고 있는데, 국민의 인식은 달랐고 자기네가 상상한 거와 정반대의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았느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년 대선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시즌2’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후보가 국민의 불만요소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밝히는 게 제대로 된 대통령 선거로 가는 길이 될 거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윤석열이가 되어야만 무슨 새로움을 시작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이런 기대가 (국민 사이에) 있었던 것”이라며, 현재 이 후보에게 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윤 후보라고 평가했다.
대선판의 ‘킹 메이커’로 와달라는 러브콜을 받을 법하다는 진행자 말에는 “(후보로 뽑힌)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됐을 때 나라를 잘 이끌 수 있고 정직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갖지 않고는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인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후보는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11월 후보 선출 이후로 김종인 역할론이 나오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뒤, “본선에서 도움이 될지 안 될지 보고 판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은 본선에 따라 하지 개인감정이나 호오로 정치하지 않는다”며 “경선 후에 가장 중요한 건 원팀 정신”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