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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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무릉도원·수주팔봉 달천변… ‘차박’ 어때?

환경친화적 여행지 6선

철새들의 안식처 ‘완주 만경강길’ 7개 코스
섬진강 침실습지 ‘퐁퐁다리’ 산책만 해도 굿
서울새활용플라자 ‘재활용 작품’들도 눈길
전남 곡성 침실습지를 가로지르는 침실목교

차량에서 먹고자는 ‘차박’이 유행이다. 하지만 쓰레기가 넘쳐나자 이를 금지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환경을 지키는 여행은 불편함이 아닌 당연한 행동이다. 한국관광공사가 환경친화적 감성과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여행지 6곳을 선정했다.

충주 달천은 수달이 살아 ‘달강(獺江)’, 물맛이 달아 ‘감천(甘川)’으로 불렸다. 달천에 우뚝 솟은 송곳바위, 칼바위 등이 모여 수주팔봉이다. 칼바위 사이로 출렁다리가 놓였고, 인근에 쏟아지는 폭포는 수주팔봉의 대표 경관이다. 팔봉마을 앞 자갈밭은 ‘차박’ 명소가 됐는데, 최근 환경문제로 하루 120대만 차박을 허용하고 있다. 달천은 올갱이(다슬기)가 지천이고, 중·상류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수달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의 만리포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은 2007년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를 기억하기 위해 2017년 문을 열었다. 자원봉사자들이 방제 작업을 하러 다니던 길은 ‘태배길’이라는 걷기 코스로 다시 태어났다. 순례길, 고난길, 복구길, 조화길, 상생길, 희망길 등 6개 구간으로 나뉜다. 만리포해수욕장 끝에 들어선 만리포전망타워와 인근의 천리포수목원까지 돌아볼 수 있다.

호남평야를 가로지르는 전북의 젖줄 만경강은 동식물과 철새의 안식처다. 최근 완주에 만경강을 따라 걷는 길이 생겼다. 본래 있던 산길과 마을 길, 둑길과 자전거도로를 이은 ‘완주 만경강길’이다. 발원지인 동상면 밤샘에서 삼례읍 해전마을까지 약 44㎞, 7개 코스다. 청둥오리와 고니(천연기념물), 생태계 보고인 신천습지를 즐길 수 있고, 대아저수지에서 동상저수지로 이어지는 수변 도로는 소문난 드라이브 코스다.

2017년 충남 태안에 개관한 유류피해극복기념관

섬진강과 곡성에서 흘러든 하천이 만나는 길목에 형성된 침실습지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섬진강의 무릉도원’으로 불린다. 2016년 환경부에서 습지보호지역 22호로 지정했다. 200만㎡ 규모의 습지에는 수달 등 650종이 넘는 생물이 산다. 정해진 탐방로가 없어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면 된다. 습지 인근만 둘러보려면 침실목교와 퐁퐁다리를 왕복한 뒤 생태 관찰 데크를 거쳐 전망대까지 다녀오는 코스가 좋다.

서울새활용플라자에 있는 택배박스로 만든 하마 조형물

서울 성동구에 있는 서울새활용플라자에 들어서면 플라스틱 500여개로 만든 고래와 택배 상자로 만든 하마가 맞이한다. 1층에는 친환경 생활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새활용하우스’와 제품 제작에 필요한 장비를 빌려주는 ‘꿈꾸는 공장’이 있다. 서울숲이나 성수동카페거리와 엮으면 하루 나들이로 좋다.

남향이라 햇살이 가득한 강원도 영월의 에코빌리지

강원도 영월의 에코빌리지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 자립형 건물로,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를 쓰고 태양열로 객실을 덥힌다. 에코빌리지 객실에는 TV와 냉장고, 주방 시설이 없다. 태양광만으로 전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계절에는 재생 연료를 사용하는 펠릿 보일러가 보조 전원 역할을 한다. 동강생태정보센터와 영월곤충박물관, 단종 유배지인 영월 청령포(명승)의 울창한 솔숲 등을 함께 즐기기 좋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