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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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 강화 전에… 2021년 최대규모 분양시장 선다

업계, 11월 76곳 5만4800가구 공급

수도권 25000가구 중 경기 64% 집중
DSR 규제 조기 시행 앞두고 서둘러
‘로또 청약’ 기대감에 역대급 흥행 한몫
‘위드 코로나’로 마케팅 분위기도 양호
‘학익 SK뷰’·‘베르몬트로 광명’ 등 눈길
서울 중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아파트 매매시장이 잔뜩 얼어붙은 가운데 분양시장의 열기는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달에는 월간 기준으로 올해 최대 규모의 분양 물량이 풀린다.

4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적으로 76개 단지, 모두 5만4798가구 물량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 중 일반분양은 4만4947가구 규모로 전년 동기(2만3523가구) 대비 91% 늘어난 수치다. 3기 신도시 하남 교산지구를 비롯한 공공택지 사전청약 물량(4000가구)은 제외한 규모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지역에서 가장 많은 1만5952가구가 공급되고 인천과 서울에서 각각 7484가구, 1417가구가 풀릴 예정이다. 다만 대부분 재건축 사업으로 지어지는 서울 아파트단지는 분양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지방에서는 영남권 물량이 가장 많은 편이다. 경남이 6969가구로 가장 많고, 경북(5197가구), 부산(5196가구), 충남(4029가구), 대구(3574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예년과 달리 연말에 분양 일정이 몰린 것은 아파트 분양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이어가는 최근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지난해부터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반강제적으로 매매 대신 청약으로 선회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났다.

최근 수도권에서는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이 흔한 일이 됐다. 지난달 DL이앤씨가 서울 고덕강일지구에 공급한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의 경우 1순위 청약에 13만1447명이 몰려들며 서울에서 역대 가장 높은 337.9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분양을 목표로 한 단지들이 더 이상 연기할 수 없는 연말 시점이 다가오면서 분양계획이 많이 늘어났다”면서 “정부의 ‘위드 코로나’ 시행과 함께 분양 마케팅 여건이 우호적으로 바뀌는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 규제 방침도 건설사들이 연말에 분양 물량을 쏟아내도록 부추기는 형국이다. 내년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2단계가 조기 시행되면서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을 경우 대출이 제한된다.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분양받은 주택에 대한 잔금대출도 내년 1월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오는 사업장부터는 DSR 규제가 적용된다. 반면 올해 안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시작한 분양단지는 중도금·잔금 대출 모두 DSR 규제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서두르게 됐다는 것이다.

이달 서울에서는 은평구 역촌동 230-4번지 일원에 동부건설이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를 분양한다. 전체 752가구 중 454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며, 전용면적 46~84㎡로 구성된다.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 광명시 광명2R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베르몬트로 광명’을 공급한다.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동의 총 3344가구 규모로,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인천에서는 미추홀구 학익1구역 재개발사업으로 들어서는 ‘학익 SK VIEW’가 이달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4개동 총 1581가구 규모 중 121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고,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