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아 보이는 날씨에 속아 수도권 등에서 섣불리 외출시간을 늘리는 건 삼가야 한다. 수도권과 충북, 충남의 미세먼지가 하루 종일 ‘나쁨’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다만 강원영서, 대전, 세종, 광주, 전북, 대구는 오후에 대기 상태가 좋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5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서울과 인천, 경기는 초미세먼지가 ‘나쁨’, 미세먼지가 ‘보통’으로 예상됐다. 또 충북과 충남 역시 초미세먼지가 짙은 날씨가 하루 종일 이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강원영서·대전·세종·광주·전북·대구는 오전에 ‘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부분 중서부 지역은 전일 미세먼지가 잔류하고,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축적되어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 등급 기준 ‘나쁨’은 1일 기준 예측농도가 36~75㎍/㎥일 때 내려진다. 이때 어린이, 노인 등 민감군은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을 삼가야 하고, 천식환자는 실외 활동시 흡입기를 더 자주 사용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일반인 역시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의 제한이 권고되고, 눈이 아프거나 기침이나 목의 통증으로 불편한 사람은 실외 활동을 피해야 한다.
이날 미세먼지는 전날 발생한 국내 미세먼지와 국외에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대기 중에 축적되면서 발생했다. 국외 요인으로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원인이다. 현재 중국 베이징은 교육당국이 유치원과 각급 학교에 야외활동을 중단하라고 지시할 정도로 대기상황이 악화된 상태다.
이날 베이징 환경보호 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현지시간) 베이징의 대기질은 4급 중급(中度) 오염 상태다. 중국의 대기질 지수(AQI)는 우수(0∼50), 양호(51∼100), 약한 오염(101∼150),중급 오염(151∼200), 심각(201∼300), 엄중(301∼500) 등 6단계로 나뉜다. 베이징 시내인 궈마오 지역은 이날 AQI가 190을 넘어 대낮에도 뿌연 하늘이 연출되면서 햇빛마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가장 주된 오염물질은 초미세먼지(PM 2.5)였다. 베이징 35곳에 설치된 대기오염 관측 지점의 PM 2.5 농도는 140∼180㎍/㎥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PM 2.5 농도 25㎍/㎥)의 6∼7배에 달하는 수치다.
PM 2.5가 200㎍/㎥를 넘는 지역도 6곳으로 집계됐다. 베이징 기상당국은 이번 대기질 오염은 6일 낮까지 계속될 것이며 6일 밤이 되면 다소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과 충청도를 뒤덮은 미세먼지는 내일 오후에야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국립환경과학원은 전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서울·경기도는 내일 오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부분 중서부지역은 대기 정체로 전일 미세먼지가 잔류하여 농도가 다소 높겠다”면서 “오후에 원활한 대기확산으로 점차 농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