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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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6 최대 참석자는 화석연료업계

업체 직원·관계자 503명 등록
“로비스트 참석 제한 시급” 지적
기후변화 대응 촉구 시위 6일(현지시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고 있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환경단체 관계자 등 활동가들이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 두번째) 등으로 분장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글래스고=AP연합뉴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표단을 파견한 곳은 화석연료 업계로 조사됐다. 화석연료 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참석자는 500명이 넘어 다른 산업계는 물론 그 어떤 나라보다도 참석 인원이 많았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화석연료 업체 직원이나 조합 관계자 등 총 503명이 이번 COP26 참가자로 등록됐다. 이는 국제 시민단체 글로벌 위트니스가 유엔으로부터 참석자 명단을 받아 분석한 것이다.

503명은 기후위기로 큰 피해를 받고 있는 아이티, 필리핀, 바하마, 방글라데시 등 8개국 대표단을 전부 합친 것보다 많다. 가장 많은 파견단을 보낸 브라질(479명)을 웃도는 규모다. 단일 기관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파견한 곳은 103명을 보낸 국제배출권거래협회(IETA)다. 글로벌 석유회사를 회원사로 둔 IETA는 최근 1500여 환경단체로 구성된 기후행동네트워크(CAN)로부터 ‘오늘의 화석상’을 받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온실가스를 직접 줄이는 대신 돈으로 손쉽게 탄소배출을 상쇄하도록 한다는 이유에서다. 캐나다와 러시아, 브라질은 정부 대표단에도 화석연료 로비스트가 포함됐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세계보건기구(WHO) 회의에 담배 업계 로비스트의 참석이 금지된 뒤에야 금연정책이 진지하게 논의되기 시작했다”며 “COP에도 화석연료 업계의 참석이 제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회가 2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8일부터는 선진국의 개도국 지원 논의가 본격화한다. 개도국들이 기후변화 ‘피해자’로서 선진국에 보상을 요구할 전망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5년마다 검토하기로 돼 있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매년 점검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주 “COP26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각국은 매년 기후 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한 데 이어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