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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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 1인 1악기 운동… 은퇴 시민 삶 바꿨다

오세현 아산시장(가운데)이 음악 동아리 회원들과 난타 연주를 하고 있다. 아산시 제공

충남 아산시에 사는 최웅열(68)씨는 최근 우크렐라 연주자로 인정 받으며 활기차고 행복한 ‘인생 2막’을 보내고 있다. 

 

최씨는 은퇴 직후 평생교육원 등에서 여러 취미활동을 하고 여행을 다니며 노년을 보내기로 작정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나면서 노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비용이 많이 지출되는 취미생활도 지속하기가 쉽지 않아 무료한 날이 점점 많아졌다. 직장생활을 할 당시부터 악기 하나쯤은 다루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일흔 다 돼가는 나이에 웬 음악이냐’는 생각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2019년 아산시가 시작한 ‘1인 1악기 운동’이 잃어버린 최씨의 꿈과 식어가던 열정을 일깨웠다.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무료로 강사를 보내준다는 지원 사업 소식을 듣고 최씨는 우크렐라 연주에 관심이 있는 지인들을 모아 동아리를 만들고 시에 지원을 신청했다.

 

전문강사의 지도을 받으며 우크렐라 연주에 푹 빠진 시간이 2년이 지나면서 최씨의 연주실력은 수준급이 됐다. 지난 8월부터는 아산시가 주관하는 행사에 종종 우크렐라 연주자로 초청받아 무대 활동을 하고 있다. 최씨는 “활력이 줄어들던 시기에 시작한 우크렐라 연주활동으로 활력이 넘치는 노년으로 내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오세현 아산시장이 민선 7기 공약으로 추진한  1인1악기운동이 시민들의 여가·문화 향유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악기를 배우고 싶은 시민이 동아리를 꾸려 시에 요청하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강사를 파견한다. 수도권에 비해 문화예술 교육 여건이 부족한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됐다. 배울 수 있는 악기는 우크렐라, 피아노, 바이올린, 장구와 같은 익숙한 악기부터 바투카타, 칼림바, 핸드벨 등까지 22종에 이른다.

 

사업 첫해인 2019년 24개팀, 226명이 사업에 참여했고 그해 연말 ‘1인 1악기 연주회’가 열렸다. 재미있다는 입소문에 올해는 70개팀 612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사업 만족도 조사에서 95%의 참가자가 “아주 만족한다”고 답했을 만큼 인기가 높다. 특히 코로나19로 문화예술 활동이 크게 위축된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일자리를 찾아주는 효과도 거뒀다. 생활문화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올해 매니페스토 우수사례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오세현 시장은 “미술, 무용, 문학 활동까지 지원을 확대해 더 많은 시민들이 균등한 문화·예술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산=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