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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요소 관련 "한국과 협상중"… 관영매체는 "자업자득"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한국 내 요소수 대란과 관련한 중국발 비료 품목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관영매체들은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거론하며 한국의 요소에 대한 높은 중국 의존도를 꼬집었다.

 

중국 외교부는 9일 수출 통제와 관련 “중국은 한국 측 (요소) 수요를 중시하고 있다”며 “중국이 요소 등 검사제도를 시행하는 수출입 상품의 목록을 조정한 것은 관리를 개선하는데 필요한 조치이지 특정한 국가를 겨낭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중국의 언론 매체들이 한국의 요소수 품귀사태에 대해 세계 공급망 경쟁에서 중국의 위상을 강조하며 한국이 이같은 상황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매체인 런민즈쉰 “이번 위기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이 가진 중요 지위를 더욱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만약 서방국가가 집요하게 (중국에 대한) 대항을 추구한다면 반드시 자신에게 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국영 청두TV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선냐오즈쉰은 “(한국은) 석유화학 산업 강국으로 요소를 생산할 능력이 없는 게 아니다”며 “국가 경제 및 국민 생활과 관련된 중요한 전략자원을 자급자족하거나 비축체제를 구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특정 분야 위기를 겪는 것은 자업자득으로, 중국과 무슨 관계냐”며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반도체 위기에서 교훈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런민즈쉰도 자사 홈페이지에 청두TV의 주장을 그대로 게시했다.

 

코트라 홍창표 중국 지역 본부장은 “중국에서 밀 재배는 남방의 경우 11월 중순에 어느 정도 끝나고 수확철이 오기에 수급이 회복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시기상조지만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내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 수입원이 중국으로 편중돼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지난달 중순 요소 등 비료 품목의 수출전 검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국내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중국의 해관총서(관세청)는 비료 품목에 대한 수출 검역 관리방식을 변경, 별도의 검역이나 검사 없이 수출이 가능했던 요소, 칼륨비료, 인산비료 등 29종의 비료 품목에 대해 10월 15일부터 반드시 검역을 거치도록 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