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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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는 동나고 수확기 트랙터 멈춰서… “이러다 농사까지 망칠라”

농촌 들녘까지 번진 ‘불똥’
요소수 없어 작물 운반 트럭 못써
“2022년 농사 어쩌나” 비료 확보 비상
썰렁한 요소비료 창고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 사태로 10일 전남 나주시 한 지역농협 관계자가 소량의 요소비료만 남아 있는 창고를 바라보고 있다.
나주=연합뉴스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빚어진 수급 차질의 불똥이 화물 운송 분야를 넘어 농촌으로까지 튀고 있다. 트랙터 등 농기계 운용에 필요한 요소수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데다 수확기 농작물과 내년 농사에 필요한 요소비료마저 부족해 농사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서둘러 실태 점검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농민들은 최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을 추수와 논밭 갈이, 시설재배 등과 농자재 운반 등에 사용하는 트랙터, 트럭, 경운기 등에 넣을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전북 정읍시 한 한우 축사 주인은 “트랙터로 볏짚 사료 더미를 운반하는데 지금은 요소수가 없어 사람이 대신하고 있다”며 “이번주 안으로 요소수를 구하지 못하면 1t짜리 화물차마저 세워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요소비료마저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겨울 농사를 준비하는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전북 전주 인근 원예농협을 찾은 농민들은 요소 비료가 동났다는 소식에 인근 농협 등을 돌며 ‘비료 확보전’을 벌이고 있다. 완주삼례농협은 수요가 폭증하자 농민 1인당 판매 수량을 20㎏들이 두 포대로 제한하는 고육책을 내놨다.

충북의 한 지역농협엔 요소비료 재고 물량이 아예 없다. 지역농협 관계자는 “작년의 경우 평균적으로 100여포대 정도 남았는데 올해는 열흘 전쯤 이미 동이 났다”며 “내년 물량은 내년에 주문하기 때문에 사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농협제주지역본부 관계자도 “지난 6∼7일 주말을 거치며 사실상 요소비료 재고가 바닥 났다”며 “당장 이달부터 마늘과 양파 등 밭작물에 웃거름을 줘야 하는 데 미처 비료를 구하지 못한 농가들이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현재 재고 물량 등으로 볼 때 내년 2월까지 요소비료가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요소비료 예상 수요량은 1만8000t인데, 현재 확보된 비료 물량은 이보다 많은 3만5000t이다. 또 내년 1∼2월 공급 가능 물량도 9만5000t으로 예상 수요량인 4만4000t보다 많다.

당국은 내년 3월 이후 예상되는 수요 물량에 대해 조기 확보에 나선다. 농식품부는 향후 무기질비료와 비료 원자재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유기질비료 사용 확대를 위한 ‘비료 수급대책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계획이다. 농협은 요소 등 원자재를 농가에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구매 가격에 최근 폭등한 요소의 국제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