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증증 환자·사망자 증가세가 지속되면 일상회복 2단계로 진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방역 당국의 우려가 나왔다. 앞으로 어느 수준으로 위중증·사망이 증가할지가 중요해졌다. 정부는 고령층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앞당겨 실시하고, 백신 접종 부작용 인과성 평가 강화와 의료비 보상 확대 등을 통해 미접종 인구를 최대한 줄일 방침이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최고치 경신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수는 473명으로, 전날 기록한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전날보다 13명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전날 21명이 추가로 발생해 3033명이 됐다. 전국 코로나19 중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은 58.3%로 전날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72.9%)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돈다.
최근 방역 상황과 관련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확진자 규모는 예상 범위 내에 있는데 위중증 환자 사례가 좀 더 빨리 증가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상황이 나빠지면 1단계를 지속하거나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일 일상회복 1단계를 시행하면서 6주 간격으로 3단계까지 진행할 계획이었다. 다만, 아직은 일상회복을 멈추는 비상계획 발동을 논의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정 청장은 “(일상회복 시행) 10일 정도 돼서 진행 상황을 보면서 단계 전환이나 조치에 대한 부분들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일각에서 비상계획 필요성을 제기하는데, 아직은 이르다. 수도권에만 비상계획을 시행할 계획도 없다”며 “현재 이 정도 위중증·사망 추이라면 우리 의료체계에서는 감당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의료 현장은 정부가 의료인력 확충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돌봄에 선별검사, 백신 접종, 재택치료 환자 모니터링 등 이중삼중으로 업무가 가중돼 초과근로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한다.
병원 간호사와 돌봄 노동자 등으로 구성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이날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필수인력 충원·공공의료 확충·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등을 요구했다. 이향춘 의료연대본부장은 “현장이 무너지기 전에, 더는 간호인력이 빠져나가기 전에, 돌봄 인력들이 더는 일하지 못하는 환경이 되기 전에, 노동자도 환자도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층 추가접종 간격 단축 추진
정부는 고령층 보호과 접종 완료율 제고에 집중하기로 했다.
방역 당국은 백신 효과 감소로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과 요양병원·시설의 집단감염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요양병원·시설의 추가접종(부스터샷) 간격을 6개월에서 5개월로 당긴데 이어 일반 고령층의 접종 간격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 청장은 “접종 간격을 더 단축하는 것에 전문가들도 동의하고 있다. 다음주 위원회 검토를 통해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불안을 줄이기 위한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는 12일 발족한다. 위원회는 백신 안전성, 이상반응의 인과성 등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 등과 협력하여 자료를 분석해 객관적이고 과학적 설명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백신 이상반응에 따른 보상 범위도 확대했다. 방대본은 인과성 불충분 사례 중 경증 이상반응에 해당하는 심근염·심낭염 환자 125명을 의료비 지원 대상자로 확정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인과성 불충분 사례 중에서는 중증 54명에 대해서만 의료비 지원을 결정했다. 의료비는 지난달 28일부터 기존 1인당 최대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했으며, 기존 지원 대상자에도 소급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