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낭가르하르주(州)의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폭발물이 터져 최소 18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없지만, 외신은 탈레반과 갈등 관계인 이슬람국가(IS)를 지목했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 관계자는 “낭가르하르주 스핀가르 지역 모스크에서 금요 합동예배가 진행되던 중 폭발물이 터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폭발로 최소 3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고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지역의 주민은 “모스크 내 연단 옆에 설치된 스피커에 폭탄이 설치됐던 것 같다”며 “스피커를 켠 뒤 폭발이 일어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통신은 탈레반 재집권 이후 가장 많은 신자가 모이는 금요예배를 겨냥한 테러가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테러가 일어난 낭가르하르주는 IS의 아프간 지부 격인 IS-K의 핵심 근거지로, 지난 9월부터 연쇄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이번 테러가 탈레반과 IS 간 최전선 전투 지역의 수니파를 겨냥한 것”이라며 “IS 대원들은 낭가르하르주에서 거의 매일 탈레반에게 총격과 폭격을 자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IS-K는 지난달 8일 북부 쿤두즈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자폭 테러를, 이어 15일에는 남부 칸다하르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자폭 테러를 자행해 각각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탈레반과 IS는 모두 수니파지만 서로 앙숙 관계다. IS는 미국과 평화협상을 체결한 탈레반을 배신자로 여겨 왔다. 탈레반이 아프간 정권을 장악한 후 IS의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8월 26일 IS-K는 카불 국제공항 자살 폭탄 테러로 18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난달 8일과 15일에도 쿤두즈와 칸다하르의 시아파 사원에서 잇따라 자폭 테러를 감행, 총 100명 이상을 숨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