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과거 IMF 때 주식으로 돈 다 날리고 3억6600만원을 주고 산 집이 지금 20억원 가까이 올랐다’며 상당한 가책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이 후보는 13일 공개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알릴레오 북's 43회’에 출연해 “유능한 변호사였고 가진 재산이 많다. 그 중에서도 제일 비중이 큰 게 집값이지 않느냐”면서 “IMF 때 3억6600만원을 주고 산 집이 지금 20억원 가까이 간다더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주식 투자하다 날려 먹고 ‘집이라도 사라’는 아내의 강권에 못 이겨 샀다. 그때 가장 낮은 가격으로 집을 샀다”고 했다. 그러자 유 전 이사장은 “아내한테 잡혀 살만 하네”라고 응수했다.
이 후보는 “지금 집값 때문에 온 동네가 난리가 일어나지 않느냐”면서 “사실 가책이 많이 느껴진다. 일 안하고 만든 돈이지 않나. 이 사회의 부패·부조리 구조에 혜택을 본 거다. 그것도 사실 걸린다”고 했다.
또 그는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자기 돈 하나도 안 들이고 정치권력과 속닥속닥해서 작업 좀 하면 수천억원씩 해 먹는 것을 보니 내 입장에서도 배가 아프더라”며 “주변 사람은 오죽하겠나”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내놓은 공약에 대해선 “사실 (기본)주택, 기본소득 이런 것은 논쟁도 심하고 재원도 많이 들고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기본)금융은 안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서를 소개하는 방송 취지에 맞게 이날 이 후보는 윤흥길 작가의 중편 소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라는 책을 추천했다.
이 소설책은 경기도 성남지구 택지개발이 시작될 무렵 벌어진 이른바 ‘광주 대단지 사건’(성남 민권운동)을 배경으로 소시민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후보는 책 내용에 관해 “실제로 거의 겪은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그 안에 살았던 사람이 어쩌면 저와 우리 집하고 똑같나”라면서, “집을 확보해가는 과정이 사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정말 어려운 일이다. (어릴 적 성남에 살 때)집하면 이사밖에 안 떠오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