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가을편지’ 등 시에 곡을 붙인 아름다운 노래로 1980~1990년대 사랑을 받은 가수 이동원이 14일 오전 4시쯤 향년 70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사망한 이유는 ‘식도암’이었다. 식도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대표적인 난치성 악성 종양으로 알려져 있다. 식도는 섭취한 음식이 소화기관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다. 이 때문에 이곳을 통과하는 모든 음식물․유해물질과 제일 먼저 만나게 된다.
이 때문에 식도암은 외부 환경 요인이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술과 담배 등의 외부의 유해 물질에 노출될 기회가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남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식도암은 국내 암 발생률 중 전체 7위, 남성 암 질환 5위를 차지하고 있고, 매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일단 발병하면 그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
식도암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음식물을 넘기기 어려운 것이다. 처음에는 고기나 밥 등의 고형 음식만 삼키기 힘들다가 병이 진행될수록 죽과 같은 부드러운 음식도 삼키기 힘들어지고, 결국에는 물마저도 넘어가지 않게 된다.
하지만 식도는 잘 늘어나는 성질이 있어 암이 작은 경우 초기에는 크게 증상이 없을 수 있다. 병이 진행된 환자에서는 영양 결핍에 의한 체중 감소도 흔히 나타나며 통증은 있을 수도 있으나 없는 경우도 흔하다.
식도암의 진단은 내시경 또는 식도 조영술로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 일단 식도암을 진단하고 나면 컴퓨터 단층촬영(CT), 내시경 초음파 등으로 병의 진행 단계 결정과 절제 가능성 등을 평가한다.
식도암이 식도에 국한돼 있을 경우 외과적 절제 수술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에 수술을 하지 못하는 단계까지 악화된 경우가 많아 현재까지 수술만으로는 완치율이 매우 작다. 따라서 방사선 치료 또는 항암 화학 요법과 수술이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식도암은 췌장암 다음으로 예후가 안 좋은 암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생존율을 1~4기를 기준으로 나눴지만, 최근에는 국한(한 곳에만 국한), 국소(처음 발생한 종양의 경계가 주변 장기와 맞닿아 있어 인접 장기에 침범한 것), 원격 전이(종양과 맞닿지 않은 곳으로의 전이)로 분류한다.
암이 식도에만 국한돼 있는 경우는 5년 생존율이 64%다. 유방암의 1기 생존율이 90%가 넘는 데 비하면 예후가 좋지 않지만 췌장암 1기 생존율이 30%대에 비하면 다소 낫다. 하지만 국소인 경우에는 30% 내외이며, 원격 전이가 있을 때는 생존율이 5%로 뚝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