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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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벨라루스 ‘이주민 몰아내기’에 제재 확대

“중동 이주민 유럽행 의도적 조장”
주내 자산동결 대상 항공 등 확정

벨라루스와 폴란드·유럽연합(EU) 간 이주민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폴란드 국방부가 “벨라루스 정부가 국경으로 이주민 수천명을 내보내고 있다”고 규탄했다. EU은 벨라루스의 이주민 몰아내기에 제재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15일(현지시간) 독일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폴란드 국방부는 이날 트위터에 “이주민들이 임시수용소에서 벨라루스와 접경인 폴란드 쿠즈니차 지역에 재배치되고 있다”며 “이주민 캠프 후방에 있는 벨라루스 당국의 지휘에 따라 이뤄진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는 벨라루스가 이주민을 경제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도구화하는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양국 간 갈등은 이날 8일 벨라루스에 체류하던 이라크 등 중동 국가 출신 이주민 수천 명이 EU 입성을 위해 폴란드 국경 지역으로 몰려오면서 시작됐다. EU는 벨라루스가 중동 이주민들의 유럽행을 의도적으로 조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EU를 분열하고 압박하기 위해 벨라루스와 러시아가 기획한 ‘하이브리드전’이라는 설명이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이주민들이 ‘하이브리드전’에 이용당하고 있다”며 벨라루스를 대상으로 한 추가 제재에 EU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EU는 이번 주 안으로 자산 동결이나 여행금지 제재 대상 항공사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유럽 주요국 정상들 간 외교전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50분간 통화를 하며 이주민들에게 인도적 제공을 지원하는 점을 논의했다. 루카셴코를 옹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2시간가량 전화 회담을 했다. 양국 정상은 갈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