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관련한 진중권(사진) 전 동양대 교수의 발언이나 글을 인용해 보도한 일부 언론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주의’, ‘공정보도 협조요청’ 등의 조치를 받은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이 후보의 이의신청에 따른 처분으로, 선관위는 “신청인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을 여과 없이 보도한 것은 특정 후보자에 유·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언론의 인용 보도에 자의적 기준을 적용해 문제가 있다는 낙인을 찍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보도심의위원회(심의위)는 지난 10일 ‘2021년 제20차 위원회의 조치내역’을 전날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총 12건 중 11건의 언론 보도에 대해 이같이 조치했다. 12건 중 9건이 진 전 교수 발언 인용 관련 이 후보의 이의신청이 제기된 기사로, 심의위는 이 중 1건에 주의, 7건에 공정보도 협조요청, 1건에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의신청 9건을 제외한 나머지 3건은 심의위 자체 안건이었다.
심의위는 진 전 교수가 이 후보에 대해 내린 평가 또는 비판이 “일방적”이라며 이를 인용 보도하는 것은 이 후보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에서 이 후보에 대해 “이분이 실성을 했나”, “잔머리를 굴린다”, “이재명 ‘대장동’ 몰랐으면 박근혜, 알았으면 이명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관위 판단대로라면 각종 인터뷰, 정당의 비판 논평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의 이의신청 사실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의해 알려졌다. 이 대표가 이날 페이스북에 게재한 이 후보 측 이의신청 청구서에 따르면 이 후보 측은 이의신청 이유를 “피신청인(언론사)은 진중권이라는 보수 논객의 신청인(이 후보)에 대한 비난 때마다 계속해 이를 그대로 기사화하고 있는 바, 그 자체로 공정성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 후보의 이의신청에 대해 “자신에게 비판적인 사람을 아무 근거도 없이 보수 논객으로 적시한 일은 좀 웃기다. 하다 하다 이제 보수 논객이 된 진 교수에게 다들 위로를 보내주길”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