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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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씨’ 호칭에 불편함 토로한 전여옥 “김정은은 위원장이라고 하면서…”

“저는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기로 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연합뉴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23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전두환씨’라고 부르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 위원장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전두환씨라고 부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전 전 의원은 “저는 20대 시절, 박정희 대통령의 유고로 찾은 민주화의 기회를 짓밟은 전두환 대통령을 저주했다”고 운을 뗐다.

 

그가 기자 시절 취재를 갔을 때 처음 보는 운전기사가 전 전 대통령을 욕하는 자신에게 ‘듣기 불편하다’라며 정색한 적이 있다는 것.

 

그 운전기사는 “기자님들이 그리 볼 수도 있지만 제가 군대에서 그분을 모셨다”면서 “군 급식 고춧가루니 닭이니 빼돌리는 것 그분이 오셔서 싹 없어졌다. 집에서 먹는 것보다 푸짐한 식사가 나왔다. 아랫사람이 잘못하면 본인이 다 책임지고 감싸주셨고, 리더십이 끝내줘서 다 그 밑에 있는 군인들이 일하기 편해 했고 정색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 전 의원은 회상했다.

 

전 전 의원은 “아, 사람이 저렇게 느낄 수도 있구나 했다”면서 “전두환 대통령 죽음은 제게,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고 했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학살자 전두환 사망’, ‘전두환씨 사망’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 별세’까지. 언론은 그들의 ‘진영논리’로 전두환 대통령의 죽음을 표현한다”고 지적했다.

 

전 전 의원은 “전 백낙청 교수의 말처럼 선인이든 악인이든 죽음 앞에선 말을 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권력을 놓친 전직 대통령들을 개인적으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면서 “찾아오는 사람만 보면 같이 잡담이라도 나누고 싶어하는 동네 할아버지 같은 전직 대통령을 통해 권력이 무엇인지 뼛속 깊이 알게 됐다. 저는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일성 주석’이니 ‘김정은 위원장’에 ‘이설주 여사’라고 부르는 이들이 ‘전두환씨’, ‘이순자’라고 부르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고통의 현대사 속에 저도 젊은 날을 보내며 ‘한 개의 점’으로서 있었다. 살아있는 인간으로서 죽음의 강을 넘은 한 인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고 강조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