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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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슬아슬 위드 코로나… 비상계획 미적대다 화 키우지 말길

하루 확진자 첫 4000명 돌파
돌파감염·의료체계 대응 미비
수도권에 비상계획 발동해야
24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진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니나 다를까. 코로나19 확산세가 위태로운 지경이다. 어제 하루 신규 확진자가 4116명이나 쏟아졌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4000명대 진입은 처음이다. 위중증 환자도 586명을 기록해 병상 포화를 앞당겼다. 하루 사망자 역시 35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9세 미만 어린이 1명이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따른 국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임시선별소에는 다시금 줄이 길게 늘어서기 시작했다. 언제든 비상계획을 발동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4000명대로 올라선 만큼 2~3주간 신규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5000명 돌파가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는 의료시스템이 더 이상 환자를 받을 수 없는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어제 “방역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 수도권만 놓고 보면 언제라도 비상계획 발동을 검토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라고 했다. 비상계획 발동을 머뭇거릴 하등의 이유가 없다.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 이후 의료 현장은 그야말로 악전고투다. 정부가 비상계획 발동의 기준으로 제시한 병상가동률 75%를 뛰어넘은 지 오래다. 그제 오후 5시 기준 서울의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은 86.4%에 달했고 경기 81.2%, 인천 81.0%였다. 하루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입원 대기 확진자는 어제 기준으로 778명이나 됐다. 환자들이 병상이 없어 발을 구르는 상황이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에 앞서 60대 고령층의 돌파감염 예측과 위중증 환자 증가의 위험을 간과하고, 병상과 환자 이송체계 등을 정비하지 않은 탓이 아닌지 묻고 싶다.

그런데도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를 일시 멈추는 비상계획 발동에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질병관리청 등이 비상계획 발동을 주문하지만 ‘윗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고개를 젓는다. 정부가 비상계획 발동을 망설이는 건 내수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지금은 경제보다 방역에 집중할 때다. 비상계획 발동을 실기해선 안 된다. 방심했다가 다시금 전국적 봉쇄조치에 나선 유럽 국가들을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다. 전국이 어렵다면 수도권만이라도 시행해야 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참사를 막으려면 그게 최선의 길이다. 여기에는 접종률이 낮은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에게 백신패스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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